맥주의 품격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맥주의 품격

0 개 2,153 피터 황

슈퍼마켓 완전정복 (3) 


겨울철에도 맥주의 소비는 꾸준한 편이다. 기존의 소비자들이 맥주의 ‘청량감’을 즐겼다면 현재는 맥주도 와인처럼 향과 풍미를 음미하며 천천히 즐기는 술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밝게 빛나는 색깔, 쌉사름하게 올라오는 쓴맛, 입안을 감싸는 부드러운 단맛과 혀를 짜르르 울리는 신맛까지, 맥주는 다양한 맛과 수만 개의 향을 통해 수천 년간 인간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뉴질랜드는 1770년대에 최초로 맥주를 양조한 제임스 쿡 선장으로부터 시작된 오랜 양조의 역사로 현재는 수준급의 수제맥주(Craft Beer)를 생산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50여개의 소규모 부티크 양조장을 방문해 갓 생산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특별히 남섬의 넬슨(Nelson)은 뉴질랜드에서 맥주의 주 원료인 홉을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유일한 지역이고 10여 곳이 넘는 수제 맥주 양조장이 있다. 세계적인 맥주 도시인 웰링턴은 크래프트 맥주의 수도로도 불리는데 최대규모의 수제맥주 축제인 비어바나(Beervana)가 개최되는 곳이고 꼭 양조장이 아니어도 훌륭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크래프트 맥주 역사는 100년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971-81년 사이에 Lion 맥주와 DB맥주 양조장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전국의 작은 양조장을 산 뒤 대부분을 폐쇄하고 전국적으로 5곳에서만 맥주를 생산했다. 그 이후로 이들은 제조기술을 공유하고 전국의 모든 술집을 소유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실 선택해서 마실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1980년대에는 크래프트 맥주라는 용어보다는 양조장(Brewery)라는 용어가 보편적이었다. 


크래프트 맥주라는 용어는 새로운 이민자들이 두 거인인 Lion Brewery와 DB Brewery 와 비교했을 때 작고 독립적인 양조장이라는 정체성을 알리는 차별화 방법이었다. 사실 작은 규모의 양조장 중에서도 많은 곳이 Lion과 DB와 같은 종류의 맥주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들 스스로를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초기에 크래프트 맥주 제조자들은 큰 양조장이 사용하던 전문적인 맥아, 독특한 홉 그리고 기발한 효모를 사용할 규모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 적으로 재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가 1985년에 IPA를 생산했다면 아마도 판매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1990년 대 초에는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뉴질랜드의 아방가르드 양조업자들은 1978년 홈 브루 금지가 폐지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양조혁명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페일 에일, IPA, Imperial Stout와 같은 유니크한 스타일을 장인정신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맥주는 스타일에 따라 크게 라거(Lager)와 에일(Ale)로 나뉜다. 라거는 라거 효모를 대개 차가운 온도(9~14℃)에서 하면(Bottom) 발효시켜서 만들고, 에일은 에일 효모를 따뜻한 온도(16~26℃)에서 상면(Top) 발효해서 만든다. 라거는 산업화를 거쳐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됐다. 또한 에일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낮고 밝은 색을 띠며 깔끔함이 두드러진 청량함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에일은 라거에 비해서 색깔, 맛, 향이 진하며 발효기간이 짧아서 탄산이 적다.


3929a3c3534dfa0d03801d4d8e0f6bd3_1594765334_7795.jpg
 

맥주 스타일을 몰라도 맥주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알코올 도수, 쓴맛의 정도, 맥주 색의 진한 정도를 구분할 줄 알면 된다. ABV(Alcohol By Volume),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SRM(Standard Reference Method), 이 세 가지 중에서 ABV는 알코올 도수를 나타내는데 기준은 라거가 4~5%, IPA가 7%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IBU는 쓴맛을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클수록 쓴맛이 강하다. SRM도 맥주 색의 진한 정도를 나타내는데 역시 수치가 클수록 어둡다고 보면 된다. 만약에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맥주를 찾았다면 그 맥주의 ABV, IBU, SRM을 기준 삼아 다른 맥주를 하나씩 마셔보는 것이 맥주여행을 떠나는 훌륭한 방법이다. 


맥주에 대한 오해중의 한가지는, 호프집에서 손님들에게 맥주 양을 적게 주려고 거품을 많이 준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맥주 거품에 대해 흔히 갖고 있는 편견이다. 거품이 많으면 맥주 양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한 거품은 맥주를 부드럽게 해주고 표면이 직접 공기에 닿아 산화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해줌으로써 맥주를 신선하게 유지해주고 고유의 톡 쏘는 맛을 살려준다. 한마디로 말하면, 거품이 없는 맥주는 시든 꽃이다.


맥주 맛의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온도다. 최상의 맥주 맛을 내는 온도는 겨울에 8-12도, 여름에 4-8도다.  대부분 찬 맥주를 선호하지만 맥주가 너무 차가우면 미각이 마비돼 제대로 맛을 볼 수 없다. 아이스커피를 마실 때 그 향이 덜한 것처럼 맥주도 너무 차가우면 맥아와 홉의 향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에서도 안주를 만드는 동안 냉장고에 맥주잔은 넣어두고 맥주는 미리 꺼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한가지는 맥주를 잔에 따르면 탄산이 적당히 날아가 맛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작은 병에 든 맥주나 캔맥주도 그대로 마시지 말고 꼭 잔에 따라 마시기를 권한다. 하지만 잔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거품이 잘 생기지 않으므로 깨끗하게 말린 컵을 써야 한다. 



맥주는 따르는 잔의 모양에 따라 그 모습이 변화하고 맛과 향을 달리한다. 생크림처럼 봉긋하게 잔을 채운 부드러운 거품을 보면서 노자의 유약겸하(柔弱謙下),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강한 것을 지배하는 법’ 이라는 가르침을 생각해본다. 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남는다. 강한 것을 물리치는 힘은 부드럽게 낮추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 했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16 | 20시간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42 | 2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64 | 2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25 | 4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42 | 8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16 | 10일전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13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07 | 10일전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10일전
Te Mata o Rongokako …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2 | 10일전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08 | 10일전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28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0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1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198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20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47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1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09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698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3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7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7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8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