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겼지만 그래도 맛은 좋아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못 생겼지만 그래도 맛은 좋아요

0 개 1,883 조병철

8921588bd2dc6598052450ae10e0cefc_1583787128_0245.jpg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한다. 뉴질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해 10월 북섬 혹스베이에서는 봄철 늦은 우박이 내렸다. 한창 자라던 어린 청도 복숭아는 돌멩이 같은 우박으로 상처를 받았다. 다행이도 11월과 12월에는 날씨가 좋아서 그 어느 해보다 뛰어난 품질의 복숭아가 생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복숭아를 출하를 하자니 문제가 생겼다. 그 맛은 어느 해보다 뛰어난데 우박 상처로 복숭아는 곰보얼굴인 것이다. 그래서 우박피해를 받았다는 표시로 ‘모양은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맛을 좋아요 (LOOK FUNNY STILL YUMMY)’ 라는 라벨과 함께 마켓에 진열대에 오르게 되었다. 뉴질랜드 키위다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과실이 시장에 출하를 하기 위해서는 상품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마켓에 출하하는 상품으로는 외양에서부터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매장의 진열대에 올라 갈 수가 없다. 이런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농산물 생산에는 보다 많은 농자재 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비료도 지나치리만치 많이 주어야 하고 화학물질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지구환경에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뿐 아니라 농산물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게 된다. 농업인은 지속적인 농업 실현이 점점 어렵게 되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얻기가 힘들어 진다는 얘기가 된다. 다행이도 오클랜드는 많은 동네에 지역 농산물 판매점이 존립한다. 그리고 주말시장 운동과 생산자 게이트 세일도 지역마다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직접 마켓에 진열대에 올라갈 수 없은 농산물도 소비자를 찾아 가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뉴질랜드 농산물은 해외판매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사과가 그러하고 과일 키위가 그렇다. 최근에 인기를 얻는 아보카도도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뉴질랜드 국내시장에서는 이런 과실의 특품을(1st class) 찾아 보기가 어렵다.  특품은 모두 유럽으로, 아시아로, 호주로 실어내기 때문이다. 외국 방문객이 뉴질랜드에 와서는 이들 과일의 특품을 맛보고 싶어도 구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혹여 수출이 부진하거나 특별히 사정이 생긴 해에는 이들 농산물을 국내시장에 출하시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품질에 상응하는 가격을 내야 한다. 그전의 일반 국내유통 상품의 가격보다는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필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1990년대 네덜란드의 파프리카 생산에서도 경험한 적이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농산물 유통업체로부터 그들 농산물에 대한 품질 기준을 정해 놓고 이에 합당한 농산물만 유통을 시키는 걸로 유명하다. 나름대로 어떤 기준의 농산물만 소비자에 공급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오랜 전통으로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유통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래서 유기농산물에 생산판매 노력이 어느 대륙보다 활발하다. 그리고 농산물 생산자의 어려운 환경을 인정하면서 그 해의 기상에 따른 품질 기준이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과실의 외양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으로 너그러워 지고 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못 생겼지만 맛은 좋아요’라는 문귀가 통용된다. 약간의 외양적인 품질 문제에는 관대해 져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기준이 외양의 면에서는 아주 엄격한 편이다. 농산물도 크고 잘 생겨야 최상품으로 인정된다. 사과 배 같은 과실의 경우는 특히나 크게 길러야 한다. 물론 이들 농산물은 품종 특성에 알맞은 크기에 달해야 맛이 좋은 최고품질이 될 수 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수박의 경우는 충분히 커야 단맛을 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제사상에 오르는 제수용품 농산물에서는 특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렇게 최상품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동력이 들어갈 뿐 아니라 고비용의 생산비를 들여야 한다. 게다가 과실을 크게 생산하기 위해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 식생활에서 바람직 하지 않은 현상으로 생각된다.

 

농산물 생산에는 그 해의 기상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포도주 생산에서도 빈티지 해가 있지 않은가? 어느 해는 포도 생산에 풍년이 들어 생산량도 많은 뿐 아니라 그 품질도 뛰어난 해가 있다. 와인너리에서는 이런 풍년을 고대하겠지만 어디 해마다 그럴 수야 있겠는가? 올 뉴질랜드에서 처럼 여름 가뭄이 심하면 늦게 수확하는 황도 복숭아가 아주 작은 해가 있는가 하면 사과와 포도는 알은 작지만 당도가 높아 꿀맛인 해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을들어 비가 자주 내리게 된다면 늦게 수확하는 감이나 감귤의 경우는 크기는 크지만 맛을 별로인 그런 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농산물은 그 해의 기상여건에 따라 품질이 다르게 마련이며, 품질의 기준도 달리 적용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지역 농산물 판매장인 동네 마트에서는 철따라 새로운 과실이 진열대 앞자리를 차지 한다. 늦여름 황도 복숭아의 향기에 끌려 동네 마트를 찾게 된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2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1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7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0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