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붓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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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붓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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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어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되자 설 날을 맞이하는 서예 전시회 하나가 열렸다. 연향회(=한우리교회 문화센터의 서예교실) 회원들이 마련한 16번째의 서예전시회이다. 이 전시회를 통해 서예 관계자 한 사람으로서 서예(문화)를 다시 생각해 보며 생활 속의 친근한 서예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시간은 놀랄만한 힘을 갖고 있다. 가치와 전설ㆍ전통을 창조하는 능력이 있다. 시간이 창조해 낸 이 가치와 전통은 세대를 거쳐가며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발전해 오고 있다. 서예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4천여년을 지나며 발전해 왔다고 한다. 중국의 얘기이지만, 사람들이 짐승의 뼈와 거북의 껍질에 칼 끝으로 글자를 새기기 시작한 때부터 문자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보고있다. 이렇게 시작된 문자 생활이 그 문자가 갖는 미학적 매력에 이끌려 오랜 시간을 통해 예술로 발전하게 된 것이 서예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서예가 가치와 문화와 전통을 지니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다가온 것이다. 

 

서예는 붓으로 글씨를 제대로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고 또 그렇게 끝난다. 거기에는 네 가지 기본 도구가 필요하다. 종이ㆍ붓ㆍ먹ㆍ벼루로서“문방사우(文房四友)”라고도 부른다.

 

벼루에 맑은 물을 알맞게 따르고 속삭이는 듯한 먹 가는 소리를 들으며 그 은은한 먹의 향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며… 붓에 먹물을 먹여 흰 화선지에 붓을 대어 쓰기 시작한다. 흑과 백의 격돌이며 창조의 순간이다. 이런 극적인 대결로 많은 시성묵객(詩聖墨客)들이 삶의 희로애락 (喜怒哀樂)을 작품으로 승화시키어 우리에게 전설과 전통으로 남겨주고 있다. 

 

한자(漢字)는 상형문자로 오랜 시간 화려한 발전을 계속하여 글자 자체의 획과 구성이 풍부하고 다채로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글씨는 비석과 종이 등을 통해 전해 오고 있다. 한자 서예를 함에 있어서는 많은 한자 글씨 책[법첩]중에서 자기 수준과 취향에 맞는 책을 차례대로 준비함이 좋겠다. 한글도 여러 글씨 체의 변화와 개발로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다. 이것 또한 본인의 수준과 취향에 따라 서책을 준비하도록 권하고 있다. 서예를 익히기 위한 첫 걸음은 “보고 쓰는 방법[임서 臨書]”을 택하게 되는데 붓의 대는 것과 떼는 것 등 기초 운필이 중요하다.

 

붓글씨와 친해지려면 우선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거기에 더하여 한자와 고전에 대한 이해와 우리 고시조(古時調)가 갖는 멋에 대한 사랑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의 뜨거운 애국정신과 함께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을 빛 낸 백명의 위인들”(박문영)과 “대한민국 제헌 국회 개회 기도문”(이윤영선생)같은 애국 충정에 마음을 맡겨 뜨거운 민족 사랑을 맛보며 한자 한자 써 나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글인 한글을 사랑하고 “늘 쓰는” 습관을 갖게 하기를 자녀들에게 권하고 싶다. 예를 들면 매일 일기를 한글로 적게 하는 것이다. 약 50단어정도부터 시작하는데 한글로 쓰되 볼펜 대신에 작은 붓으로 우선 써 보게 하는 것이다. 먹 가는 것이 번거롭게 생각된다면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먹물을 접시에 딸아 쓸 수 있어 벼루와 먹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엔 붓 글씨 쓰기도 편리해졌다. 붓은 지름이 1cm(10호)정도인 것으로 우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조사 봉투와 친구끼리의 간단한 인사 카드는 내 손으로 직접 써 보는 것이다. 

 

볼펜과 키-보드의 세상에 웬 거꾸로 가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이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귀향(歸鄕)과 같은 것 인지도 모를 일이다.  서예를 가까이 함으로 자신은 물론 서예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고 다문화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멋진 우리의 교민 자녀-청년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우리의 멋 있는 전통을 얼마나 잘 이어가고 있는가!  가치와 전통은 지키고 빛 내라고 있는 것이다.

 

서예의 장점과 유익을 들자면, 마음의 평정, 내면의 멋과 품격, 고전의 이해, 창의성,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NZ같은 다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 인사들과의 교류함 등을 들 수 있다. NZ에 있는 서예 모임은 우리 교민뿐만 아니라 중국인들 서예가<서법가 書法家>모임도 있음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 유 승재 (한민족 한글학교 BOT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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