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와 Salt March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간디와 Salt March

0 개 1,338 명사칼럼

해외여행이 요즘처럼 쉽지 않았던 20여 년 전… 해외출장은 또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의 한 토막을 엿보며 상식과 상담(商談)의 자료를 쌓는데 더 없이 귀한 기회이기도 했다. 현직 시절의 해외 출장이나 어쩌다 여행을 하다보면 기억에 오래 남아 때때로 새로운 감명을 주는 명소나 사연들이 있다. 인도는 사람 수만큼이나 얘깃거리도 보고 싶은 곳도 넘쳐있는 매력의 나라이다. 인도의 한 동상에 얽힌얘기가 생각난다.

 

“여러분, 일찍이 간디라는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영광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영광을 간디에게 돌립니다. …” 1982년 Academy 시상식에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간디(Gandhi)’의 영국인 감독 Sir Richard Attenborough의 감격적인 수상 소감이다.

 

간디 시절의 인도… 인도 대륙의 남부지방은 찌는 듯한 무더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렇듯 더운 지방에서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자연 몸 안의 염분이 낮아진다. 한데, 인도의 더운 지방에서 사는 사람들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세습적인 신분 계급(Caste제도)과 종교의 굴레 속에서 그렇게 살고 있었다. 이들은 땀을 많이 흘리는 노동으로 생계를 간신히 유지했는데, 더 딱한 것은 너무 가난해 소금도 넉넉히 사먹기 힘들어 콜레라 같은 질병에의 저항력도 약했다고 한다.

 

인도는 약 5000여년 역사 중 1609년의 ‘동인도 주식회사’로부터 1947년 해방까지 약 300년 이상을 영국의 통치 영향 아래 있었다. 인도는 영국에게는 마치 집 앞에 있는 목장의 젖소라고나 할까… 영국의 국부를 쌓아 가는데 중요한 기지였다. 인도에서 좋은 원료를 유리한 조건으로 가져갈 수 있고 이것으로 만든 완제품을 되 팔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소비시장이었다. 인간의 욕심은 또 다른 욕심을 불러들이는 법인지… 

 

영국은 재정수입을 더 높이기 위해 이 궁리 저 생각 끝에 드디어 인도사람들이 먹는 소금을 독점공급하고 여기에 세금을 붙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인도인들은 영국에서 수입한 소금만을 먹어야 하고 인도에서는 소금을 만들지도 사고 팔지도 못하며 인도에서 만든 소금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소금독점법인 ‘Salt Law’를 시행했다. 사실 인도는 길게 뻗어있는 동해안에서 스스로 소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나라이다.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가난하고 약해서 이에 저항할 힘도 없어 정말 하늘만 탓할 그런 딱한 처지에 놓였다. 이런 억울함을 머리에 인 모든 인도인들은 피할 수 없는 이 굴레로 더욱 힘들게 되었다.

  

비폭력, 비협조, 불복종 운동으로 영국 식민통치에 저항해 온 인도의 국민 영웅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부터 정신적 지도자였다. 인도 목화에서 자신이 직접 실을 뽑아 걸친 무명 옷, 지팡이 그리고 낡은 안경너머로 반짝이는 두 눈동자가 그의 전부였는지도 모른다.

 

5be62fc6abb6a5d2213d679cbe3cb629_1577047076_3321.jpg
 

자애와 생명력과 명철(明哲)이 넘치는 그의 눈동자는 정말 살아 있는 듯 하다. 이런 소금 과세는 그를 더욱 애타게 했다. 1930년 61세의 나이에 딱한 동족을 위해, 결국 그는 몸을 일으켜 소금이 나는 Dandi라는 해안까지 약 400m를 걸어가서 ‘인도의 소금’을 집어 먹음으로써 부당한 소금과세정책에 상징적 불복종의 저항을 하기로 한다. 나중에 독립 인도의 첫 총리가 되는 청년 네루 등 78명이 첫 비폭력 저항 행진에 함께 했다. 이는 당시 세계의 관심을 끈 감격적인 저항 행진이었다.

 

이 국민적 운동의 첫 발을 떼는 모습의 ‘The Salt March’ 조각상이 지금도 뉴 델리 시내에 당당히 서 있어 보는 이에게 많은 교훈을 주며 그 간디가 단장을 짚고 저만치 앞서 인도하고 뒤에는 신분 계급을 초월한 동족, 각 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맨 뒤에는 병약한 동족을 일으켜 함께 가고자 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도 인도를 방문할 때마다 순례하는 마음으로 늘 이 곳을 찾아 보곤 했다.  간디 일행은 약 24일간 하루에 16km씩 걸어 목적지 Dandi에 다다른다.

 

간디는, 스스로 소금을 만드는 틀에서 소금을 집어 먹음으로써 고의로 실정법을 어긴다. 그는 원래 변호사 출신으로 누구보다도 준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였다. 영국은, 이에 무자비하게 대응, 많은 인도인들이 부상 당하고 간디를 비롯, 10여 만 명이 투옥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영국은 “인도인 소금은 생산하는 지역에서만 거래하고 소비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고 이 법은 영국이 인도를 해방시키는 1947년까지 계속되었다.

 

이러한 간디의 비폭력 저항정신은 1919년 우리의 기미 삼일운동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미국의 시민운동가인 Martin Luther King 목사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간디의 동상은 세계 여러 곳에 서 있지만,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는 영국의 London 시내 중심지인 대영박물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Tavistock Square 가든에 있는 큼직한 좌상이다. 오랜 세월 인도를 식민통치했던 영국인들의 마음에까지 그에 대한 존경심과 더불어 깊은 정신적 교훈을 남긴 역사의 흔적이라고나 할까.

 

혼란한 이 시대에 우리 민족에게도 이와 같이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고 후세에까지 존경받는 역량있는 지도자들이 나타나기를 염원해 본다.

 

옛 출장 메모에서 나온 한 토막 추억이다.

 

■ 유 승재  

 

5be62fc6abb6a5d2213d679cbe3cb629_1577046991_1536.jpg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