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 1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박하사탕 1

0 개 1,747 수선재

아침 8시 15분. 오늘도 조금 일찍 도착해 출근 도장을 찍는다. 바다를 낀 시골 마을. 노인들이 많아서 마을 청년회의 평균 연령이 60~70대인, 시내에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면 보건지소가 나의 일터이다.

 

늘 근무시간보다 훨씬 일찍 오지만 도착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할머니 천천히 오셔도 돼요. 이렇게 추운데 떨고 계시면 어떡해요.”

괜히 마음에 찔려서 할머니께 심술이다. 

 

c0c3e2971fb91622e46787e7224028e2_1561427645_2605.jpg
 

그러면 늘 한결같이 같은 대답.

“그래, 내 다음부턴 늦게 오께. 도통 늙으면 새벽에 잠이 있어야 말이제.”

 

도리어 미안해하시며 주름으로 얼굴 가득 채우시며 웃으신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담는 그릇이 넓어져서인지 모두 서로가 많이 닮으셨다.

 

심지어 할머니와 할아버지, 성에 상관없이 얼굴은 닮으신 것 같다.^^

 

발령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제 겨우 매달 약 타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과 이름을 대충 외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 어르신들이 무척 싫어하시는 것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병원 가야 하니 자녀들에게 연락하라는 것과 나머지 하나는 당신 이름을 여쭙는 것이다.

자주 오는 당신을 기억 못하시는 것을 참 섭섭해 하신다.

 

연세가 드시면 ‘섭섭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된다고 했던가?

 

처음엔 뭐 그런 걸로 화내시나 의아했었다.

 

‘1: 익명의 다수’ 라는 극히 개인적인 마인드가 몸에 베여 있고 ‘타인에 대한 관심 결핍증’ 까지 앓고 있으니 죄책감은 거의 없었다.

 

그저 대면하는 순간 친절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 명절 때나 보는 자식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이 이름 하나쯤은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몇 번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실망하시는 것을 본 후부터는 잘 기억나지 않으면 일단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며 시간을 끄는 잔머리가 생겼다.^^;

 

이렇게 보건지소 주변 몇 개 마을에서 찾아오시는 어른들을 만나게 되고 혼자 계시는 독거노인 분들을 방문하면서 유독 마음이 쓰이는 몇 분이 생기게 되었다.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단지 병이 중하다거나 혼자 사신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지구에 태어나 사는 사람치고 사연이 없고 한이 없는 분들이 계시겠느냐만 그 중 몇 분들은 살아온 삶을 단지 비관이나 후회만으로 살고 계시지는 않으시기 때문인 것 같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