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0 개 4,233 김임수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드출신 영화감독 Taika Waititi가 몇해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마오리출신인 그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짐작케 한다.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조국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비난했지만, 한편에서는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주의 (racism)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성하자는 자성의 소리도 나왔다.   

 

이민자로 살아가시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뉴질랜드는 인종차별 국가인가? 뉴질랜드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뉴질랜드 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테러가 발생한지도 한달이 지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자부하던 이 땅에서 50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반인륜적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비극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화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뉴질랜드에 희망이 있음을 본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뉴질랜드의 사회적 전통이 더욱 공고해 지기를 응원하고 싶다. 

 

인종차별과 관련한 뉴질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19세기 중반 이 땅의 주인 마오리 (Tangata Whenua)와 영국식민주의자 백인 (Pakeha)이 서명한 와이탕기 조약이 뉴질랜드 건국의 기초가 되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영국식민주의자들과 토착원주민과의 협정이라는 자랑스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이 이 땅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마오리들이 희생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오리뿐이랴. 1944년까지 뉴질랜드정부는 중국인들에게 인두세를 부과했다. 광부로서 영국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정착했던 그들이지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세금에 차별을 받았던 것이었다. 2002년 뉴질랜드 정부는 중국 커뮤니티에 과거의 인종차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를 했다.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시민의식이 크게 분출된 계기는 198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 도시를 순회하며 올블랙과 펼치는 경기 시리즈를 통해서였다. 당시 남아공 백인정부의 흑인차별정책 아파르타이트 (Apartheid)에 항의하는 뉴질랜드 시위대의 극렬한 시위로 해밀턴 경기는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과격한 시위대는 오클랜드의 마지막 경기에서 경비행기를 띄워 경기를 방해하고 경기장 그라운드에 폭탄까지 설치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당시 뉴질랜드 여론을 극명하게 갈라놓았던 이 사건을 거치면서 마오리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등 차별받는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교훈을 통해 90년대에 이르러서 Human Rights Acts 1993를 제정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적 발언과 행위들을 법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9년 현재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은 영원히 사라졌을까? 불행하게도 크라이스트처치 테러사건을 통해서 뉴질랜드내 인종차별주의의 악령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은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 반드시 이를 항의하고 정식 경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조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국가기관인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도 통역을 통해서 얼마든지 자신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다. 

 

e723c2f5cd5472fdef8235a8584fa70d_1556056748_6011.jpg
 

인종차별을 받았음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고 회피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존감을 포기하는 사람이 된다. 차별을 받아도 마땅한 하잘것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종차별은 개인의 차원을 넘는 문제이며, 우리의 미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양심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색과 인종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받는 암울한 세상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독자여러분께 당부하는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인종과 문화,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종차별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언제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늘 자신을 되돌아 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