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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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0 개 1,537 송영림

■ 손님

위 옛이야기들에서 손님으로 상징되는 것은 번거로운 일, 귀찮은 일, 거부하고 싶은 일, 내키지 않는 일, 불편한 일 등이다. 그리고 손님과의 대면은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상징일 수 있다. 

 

간혹 사람들 중에는 낯선 상황이나 사람들에게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어려운 점들을 잘 대면하고 극복할 때 부로 상징되는 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옛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손동지댁과 장자터 전설의 공통점이자 특징은 집안의 아녀자들이 집에 오는 손님을 싫어하여 집안을 망하게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목할 점이 있다. 아녀자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마땅히 옛이야기의 인과응보적 법칙에서 아녀자들만 벌을 받거나 망해야 하는 것이 맞는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에서는 아내나 며느리가 집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안 전체가 망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이유는 바로 그 아녀자들의 힘든 점을 가족들이 헤아리거나 배려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 배려의 시선을 외부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더라면 그렇게 망하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구렁이를 내쫓는 이야기에서 구렁이는 그저 번거롭고 귀찮은 일 정도가 아니라 불쾌하고 무섭고 더욱 낯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상대해 내기 어려운 대상일 수도 있다. 또는 그것을 단순히 실제 짐승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 중에는 짐승이라 하더라도 내 집에 온 손님을 잘 대접하고 거두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옛이야기에서 말해주는 것은 결국 짐승이라 할지라도 그 손님을 잘 대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여 실제 유기견을 데려다 키운 적도 있고,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 개나 고양이가 함께 한 적이 많다. 

 

몇 년 전 십오 년 동안 함께 살던 개를 떠나보낸 이후 그들과 헤어질 때 너무 가슴이 아픈 나머지 이제는 더 이상 정 줄 대상을 만들지 않고 있지만 지금도 간혹 길에서 동물들을 만나면 반가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동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구렁이가 내 집에 들어왔을 때 반갑게 맞이할 자신은 없다. 또 구렁이를 짐승이 아닌 상징으로 본다 할지라도 이렇게 스스로 거리를 두거나 벽을 치고 있는 낯선 대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 옛이야기를 통해 내가 표면적인 잣대 또는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누군가에 대해 미리부터 겁을 먹고 대하거나 꺼리는 경우는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옛이야기들 속에서 손님의 의미가 복을 시험하는 것, 모든 낯설고 귀찮고 어려운 일들에 대한 대면이라고 할 때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을 귀한 손님으로 생각하고 맞이하여 돌보는 것이야말로 복을 불러오고 그 복이 유지되는 비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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