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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010. 14:05 NZ코리아포스트 (112.♡.65.91)
왕하지의 볼멘소리
아내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나는 얼른 귀마개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 안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림에 집중에 되지 않았다. 다음에 이사를 갈 때는 안방에 화장실이 없는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
컴퓨터를 켜보니 ‘예쁜 것도 죄가 되나?’라는 해외뉴스가 눈에 띄었다. 우와~ 정말 예쁘군, 해고될 만도 하네~ 내가 넋을 놓고 바라보자 아내가 웬 여자를 보냐고 물었다.
“미국에서 은행에 근무하는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가 너무 예쁘기 때문에 남자직원들이 모두 일에 집중을 못 한다네. 그래서 은행으로부터 해고당했는데 너무 억울해 기자회견을 하고 소송을 걸었다는군, 근데 당신도... 아마 은행에 근무 했으면 해고 당했을 거야.~”
“내가 너무 예뻐서...?”
“아니, 시도 때도 없이 떠들어 대는데 직원들이 어떻게 일에 집중할 수 있겠어, 사람이 말이야 나이가 들고 할머니가 됐으면 좀 다소곳해지고 입도 무거워지고 그래야지, 온종일 떠들어 대니 내 귀가 온전하겠어.”
오죽했으면 내가 이런 전화도 받았을까, 언젠가 왕가레이 한인회장 BK가 전화를 했었다.
“형님... 내일 낮에 시간이 되시면 저와 시내에서 만나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시내에서 만나 커피 마시자고? 차라리... 저녁 때 만나 술을 한잔 하는 게 어떨까?”
“그럼 형수님이랑 같이 나오실 거 아닌가요?”
“암, 운전기사를 데려가야지...”
“형님, 이런 말씀을 드리기 좀 죄송한데... 사실 형수님 없는데서 의논드릴게 있어요. 형님과 대화를 좀 하려고 댁으로 찾아가면 중간에 형수님이 나서서 말씀을 너무 많이 하시니 결국 형수님 얘기만 잔뜩 듣고 매번 그냥 돌아오는 꼴이 되더군요. 집에 돌아와서도 귀만 욍욍 거리고... 그래서 연구한 끝에 형님하고 낮에 커피마시며 대화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지요.”
“ 아. 그래... 난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어... 정말 고생이 많았네, 난 요즘 같은 겨울에도 귀에서 매미소기가 들려, 어쨌든, 뭐 술 한 잔 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해 보자고..”
지난 주말에는 루아카카에서 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전화가 왔다. 여러 종류의 고기를 잡아 완전 모듬회를 떠놓고 교민들과 술을 한 잔 마시는데 영주권을 아직 안 받은 교민들에게 아내가 이민법 강의를 시작하였다.
아내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영주권자들도 지방방송을 끄고 같이 경청해야만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의를 열심이 듣던 한분이 나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