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운명과 삶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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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운명과 삶의 주인

0 개 1,506 송영림

 

불행한 공주 8편

 

나도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서 주변, 특히 나의 어머니가 많은 걱정을 한다. 내가 있는데서 내색을 하는 경우는 없으나 없는 자리에서는 불행한 공주에서의 여왕 만큼이나 걱정을 하는 듯싶다. 그런 어머니가 나의 운에 대해 여왕이 거지 여인에게 질문하듯 가끔씩 어딘가에 가서 물어보면 공통적인 건 늦게 결혼할 것이고 늦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남편이나 자식 복이 많고 결혼 이후 남편의 외조로 내 능력을 펼치며 더욱 잘 살게 될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다 보니 여전히 어머니는 가끔씩 용하다는 곳에서 나의 사주를 보곤 하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매우 불쾌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왔다. 팔십도 훨씬 넘은 할아버지가 사주를 봐줬다고 하는데, 내가 해야 할 결혼은 하지 않고 사회적이기 때문에 아주 좋지 않은 사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만일 여성이 사회적으로 진출 할 수 없는 시대에 태어났다면 모를까 요즘 같은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사주라고 어머니께 말했다. 사주를 봐준 할아버지가 젊은이였거나 전통적인 결혼관이 아닌 좀 더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다른 해석을 내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누군가는 내 사주에 토(土)가 많아서 남편이나 자식이 희박하지만 같은 생시(生時)인 사람이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건 아니라고 한 사람이 있었고, 누군가는 내 사주가 돌이 많은 땅인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돌이 모두 보석일 수도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결국 나는 결혼보다는 사회적인 운이 더 많다는 뜻이 될 텐데, 결혼도 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우연히 듣게 된 한 사주풀이 강의에서 여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남편을 잘 섬겨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남성우월론이나 페미니즘의 관점을 떠나 가장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예의 중 하나가 아닌가. 남자 역시 아내를 잘 섬겨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그런데 나는 그 기본적이고 당연한 예의를 지금까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제야 문득 내 안 깊숙한 곳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던 남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교만함이 밖으로 조금씩 밀려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도 사실 결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사주 때문에 이제야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변화한 마음으로 변화의 행동 역시 한다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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