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아내가 그립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젊은 시절의 아내가 그립다

0 개 4,078 NZ코리아포스트
"형님, 멋진 셔츠하고 바지랑 같이 보냈습니다. 골프할 때 입으세요. 형수님 셔츠도 샀습니다.”

한국에서 후배가 담배를 부치면서 옷도 사서 부쳤다고 전화가 왔다. 아내 몰래 어디다 숨겨놔야 되는데 소포가 배달되자 아내가 이미 뜯어보고 있었다. 노란셔츠, 빨강셔츠, 때깔이 너무 좋았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비실거릴수록 색갈이 있는 옷을 입어야 광이 좀 나는데 나는 그 때갈 좋은 옷들을 소가 닭 보듯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양말을 신으려고 하면 괜히 울화통이 터진다. 내 양말바구니에는 성한 양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낡아서 너덜너덜한 양말, 어머니가 심심하다고 바느질로 꿰매 놓은 양말, 천을 대고 바느질한 양말을 신고 다니면 꼭 발바닥에 바퀴벌레가 밟혀 죽어 붙어 있는 느낌이랄까, 아침부터 성한 양말을 신고 다니면 기분도 상쾌할 텐데, 생각다 못해 서랍장에서 새 양말을 한 켤레 꺼내 신었다.

이렇게 가끔 새 양말을 꺼내 신어도 언제나 내 양말 바구니에는 헌 양말만 들어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우수한 양말을 골라 신는데 어느 날은 아무리 골라도 신을 양말이 없었다. 차고에 가서 아직 걷지 않은 빨래를 보니 새 양말이 무지 많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내가 빨래를 갤 때 구별법은 간단했다. 새 것은 아들 것, 낡은 것은 남편 것, 아들 방에 가보니 서랍장에 새 양말이 철철 넘쳤다. 세상에 이럴 수가... 으으으,

바지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아들 나이만한 때는 못 먹어서 바짝 말랐는데 아들은 잘 먹여서 그런지 몸매가 나하고 똑같다. 그러니 내 바지며 남방이며 아들이 모두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내가 안 후로는 새 옷도 모두 아들 방으로 가는 것이었다. 어쩐지 요즘은 아들보고 살 빼라고도 안 하드라고, 예전엔 “아들아~ 너 장가가려면 살 좀 빼라~” 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러다보니 나는 거의 찢어진 옷만 입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는데 재봉틀로 누빈 바지가 또 찢어져 버렸다. 그래서 큰 마음먹고 새 바지를 꺼내 기장을 줄여 입었더니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 새 바지를 입은 내 모습을 아내가 찬찬히 둘러보더니 비명을 지른다.

“아니! 당신이 왜 새 바지를 입어? 새 바지는 아들 줘야지, 아들이 꽤재재하게 입고 다니면 어떤 아가씨가 따르겠어?”

아내는 내 바지를 또 힐끗 쳐다보면서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왜? 헌 바지 입고 다니니까 아줌마들이 안 따라?”

제길, 그건 맞는 말이지, 거지를 따라다니는 아줌마가 어디 있어, 아내가 계속 투덜거렸다.

“시골구석에서 당신을 봐줄 사람도 없는데 헌 바지 입으면 어때서..."

하긴 그래, 나를 봐주는 건 닭, 소 그리고 이웃집 말 밖에 더 있어... 아, 새들도 있고만,

옛날에 우리 어머니는 보리밥 속에 쌀 한주먹을 넣어 끓인 후 아버지는 쌀밥만 퍼 드리고 아이들은 보리밥 주고 생선 같은 맛있는 반찬도 아버지만 드리곤 했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입던 낡은 바지를 쟁여 입고 나무하러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은 거꾸로 됐어,

어느 날, 옛날 사진첩을 꺼내 보다가 갑자기 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졌다. 아... 이때는 아내가 나한테 참 잘했는데... 착하다 못해 설설 기었지, 요즘은 남편을 우습게 알고 시도 때도 없이 심부름이나 시키고... 나는 아내의 젊은 시절 사진 한 장을 꺼내 그림을 그린 후 거실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매일 밤마다 그림을 가리키며 아내에게 말하곤 하였다.

“저땐 당신이 참 예쁘고 착했어, 말도 잘 듣고 나만 끔찍이 위했었지...”

그 결과 약발이 좀 받았는지 요즘 내 양말 바구니에는 성한 양말들이 몇 켤레씩 들어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258 | 3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231 | 3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86 | 3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74 | 3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7 | 7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0 | 7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2 | 7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1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5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7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5 | 2026.02.11
[출처]https://www.ama-…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9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9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5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