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공주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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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공주 6편

0 개 1,186 송영림

■ 운명의 실뭉치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 정해져있고 그것을 알고 있다면 어떤 삶을 살아갈까? 그렇다 해도 결국 삶은 똑같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운이든 안 좋은 운이든 각자 가지고 있는 역량에 따라 나쁜 운을 극복하거나 좋은 운을 더 좋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저 운에 맡긴 채 체념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스의 ‘불행한 공주’이외에 우리나라의 옛이야기에서도 자신의 운명과 맞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들은 단명(短命)의 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 호식(虎食) 당할 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 복 없는 운을 가진 사람이 다른 복 많은 사람의 운을 빌리는 차복(借福)이야기 등이다. 

 

단명의 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는, 한 독자( 獨子)가 지나가던 스님으로부터 열아홉에 죽을 관상이라는 말을 듣고 놀라, 살 수 있는 방법을 간청하여 남산 꼭대기에 올라가 바둑을 두고 있는 두 스님에게 애원하여 명부를 십구에서 구십구로 고쳤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두 스님은 남두칠성과 북두칠성인데 각각 사람의 사(死)와 생(生)을 주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호식당할 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서당에 온 관상쟁이가 유독 한 아이의 관상을 보지 않아 선생이 이유를 물으니 다음날 호랑이에게 먹힐 운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산중으로 호랑이를 찾아갔다가 바둑 두는 노인들을 만나 그 옆에 앉아 있었는데, 한밤중에 대호(大虎)가 나타나 법석을 떨었으나 결국에는 범접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 호환(虎患)을 면하였다. 

 

또 복 빌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나무장사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이 밤마다 나뭇짐이 없어져서 나뭇짐을 지키기 위하여 그 속에 숨어 있다가 나뭇짐과 함께 하늘로 승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나무꾼이 옥황상제에게 좀 더 잘 살게 해달라고 간청하니, 차복(借福)이라는 사람의 복을 빌려주면서 후에 복 주인이 태어나면 돌려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 후 나무꾼은 금방 부자가 되었고 차복 기한이 된 어느 날, 그릇장수 내외가 마차 위에서 하룻밤을 묵다가 아이를 낳아 차복이라는 이름을 짓자 나무꾼은 자기 아들과 의형제를 맺어 주고 함께 살도록 하였다. 그래서 가난한 나무꾼은 평생 동안 잘 살게 되었다.

 

‘불행한 공주’와 마찬가지로 위의 우리 옛 이야기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은 모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과 맞서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찾고 좋은 운을 만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움직여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을 주관하는 신적인 존재와 기꺼이 마주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킨다. 또 그들은 신적인 존재 앞에서 겸손하고 인내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동서양의 모든 이야기에서 신적인 존재를 찾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운명이 인간의 힘으로 바꾸기 힘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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