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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필

0 개 1,816 김영안

이 번주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숨은 애국자 두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역사 속에 수많은 구국의 영웅들이 많이 있다. 두 분은 그런 시대의 사람이 아닌 우리와 거의 같은 시대에 살았던 분들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웅 이순신, 세종대왕, 강감찬, 을지문덕 장군 등 대부분 상류층이다. 하지만 이분들은 민초들 속에서 묻혀 사는 진정한 애국자들, 요란한 영웅이라기보다는 조용한 위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숨은 애국자는 문화 지킴이.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이다.

 

‘민족문화재의 보존은 또 다른 독립운동이다.’라고 말하며 우리 문화재를 지키느라 모든 재산,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450억의 유산과 한 평생을 문화재 수집으로 보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현재의 간송 박물관이다. 국보 12점, 보물 10점, 서울시 문화재 4점을 보유한 문자 그대로 ‘보화각(寶華閣)’이다.

 

성북동 산허리에 자리 잡은 간송 박물관은 지금은 초라해 보이지만, 사저 앞 2층짜리 전시관은 당시는 최고의 서양 건축물이었다. 건물이 뭐 중요하랴, 콘텐츠가 중요하지.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일반인에게 일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공개된다.

 

2011년 가을 사군자 특별전에 처음 가 보았다. 그 후로도 동대문 DDP에서 개최한 전시회에도 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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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열의 ‘간송 전형필(김영사: 2012)’는 간송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을 빌어 쓴 책이다. 그의 전기는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위대한 성공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담담하게 밀려오는 잔잔한 감격, 그 자체다.

 

이 중에는 ‘몽유도원도’를 구입에 관여한 것처럼 되었는데 작가가 밝혔듯이 허구로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문화재인 몽유도원도는 아직도 일본 텐리(天理) 대학에서 보관하고 있다.

 

‘민족 문화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전형필(1906-1962)은 휘문 고교 은사인 서양화가 고희동 선생에게서 ‘학문을 닦는 선비가 아니라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가 되라’는 조언을 듣고 문화재 수집을 시작하였다. 그에게 우리 문화재의 안목을 뚫어준 당시 최고의 수장가이며 서예가인 오세창으로부터 간송(澗松: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과 푸르른 소나무)라는 아호를 받았다.

 

간송의 문화재 사랑을 보면서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가 일부 환수가 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세계 각국에 산재된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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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홍준의 ‘국보순례(눌와: 2011)’의 부록에 열거된 해외에 남아 있는 우리 문화 유산들이 빠른 시일에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난 또 한 사람은 장일순이다. 장 일순 이라는 이름을 ‘지식e7(북하우스: 2012)를 통해 접했기 때문에 최성현의 ‘좁쌀 한 알 장일순(도솔: 2004)’은 받는 즉시 읽기 시작을 했다. 너무나 감동적이라 단숨에 읽어 버렸다. 대부분 전기가 그러하듯이 성공비화를 중심으로 쓰여져 있는데 반해, 이 책은 그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마치 바로 옆에서 지켜 보는 것처럼, 강원도 원주 지킴이 장일순이 아호처럼 그저 좁쌀 한 올 <일속자: 一粟子>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자연스럽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민초들 속에서 자연스레 민주화 운동을 한 실천가이다. 천주교 신자로 평신도 회장을 하기도 한 그는 마치 불교신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묵화를 통해 전해 주는 말들이 모두 불교 법어 같고, 삶 자체가 노장 사상을 몸소 실천하면서 살았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종교의 벽을 허물고 천주교와 불교의 왕래를 튼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독 두 종교간의 교류가 잘되는 것이 아마도 이 분의 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신앙에는 신념과 존중, 두 가지가 있다. 신념은 자기 종교에만 가져야 하지만, 존중은 모든 종교에 대해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달라이 라마가 삼소회(三笑會) -종파를 초월한 종교인들의 모임- 회원들과 만남에서 말한 것처럼, 장일순도 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르침 그 자체가 중요하며 모든 것은 같다고 했다.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을 고 김대중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다. 말 자체는 아주 쉬운 말이지만 말대로 실천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말보다는 실천으로, 그리고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일을 솔선수범하신 분들을 진정 ‘행동하는 애국자’라고 부르고 싶다.

 

이 두 분은 차원이 나와는 다른 사람인 듯하다. 족탈불급(足脫不及) - 아무리 발 벋고 따라가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밖으로는 우리 문화 사랑을 더 해야 하고, 안으로는 수묵으로 마음 수양을 더 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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