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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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여인

1 4,631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우리 집 뒤뜰언덕에 사과나무 열 그루가 있는데 그 뒤 울타리 너머의 높은 언덕엔 커다란 숲이 있습니다. 이웃집 여인은 개를 데리고 매일 그 숲속을 산책합니다. 내가 찢어진 바지를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나게 잔디를 깎고 있을 때 이웃집 여인은 "하이~ 폴" 하고 인사를 하며 지나갑니다.

우리가 이 집으로 이사 온 첫해의 크리스마스 날, 금발의 예쁜 여인이 찾아와 우리가 이웃이 된 것을 환영한다며 난초 화분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이웃집 여인이 숲속을 산책하는 여인인 것입니다. 그 뒤로 나는 각별히 주의해야 될 일들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그 숲속에선 우리 집이 훤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의사항은 대충 이런 거지요 뭐, 함부로 아무데서나 소변보지 말 것, 술안주 한다고 공기총으로 참새 잡을 때는 숲속을 확인한 후 행동할 것, 특히 주의 할 것은 우리 집 개가 말 안 듣는다고 개 패듯이 패지 말 것 등...

나는 가끔 숲속 울타리에서 이웃집 여인을 만났습니다. 첫 번째의 만남은 우리 집 토끼 때문이었는데,
우리 집 토끼가 토끼장에서 나와 울타리를 넘어간 후 이웃집 여인이 토끼를 안고 울타리에서 나를 불렀습니다.

여인의 품속에서 건네 받은 토끼는 따뜻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얼마 후 이웃집 여인이 나를 부르더니 슬픈 표정으로 한 장의 편지를 건넸습니다. 무슨 편지지...?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편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예쁜 필기체로 한 장 가득 써 내려간 글씨는 눈앞이 가물거려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없이 딸에게 뭔 내용이냐고 보여 줬더니 "너희 토끼를 우리 개가 물어 죽여서 파 묻었다. 정말 미안하다. 원한다면 똑같은 토끼를 사 주겠다." 뭐 이런 내용이라더군요.잘됐지 뭐, 토끼 풀 뜯어다 주기도 귀찮은데...

그 후 나는 또 다른 일로 인하여 울타리에서 이웃집 여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 개가 숲속 울타리를 서성거릴 때마다 이웃집의 커다란 개가 사납게 달려들어 우리 집 개는 그 곳에 얼씬도 못하는데, 이웃집 여인이 자기 개에게 뭐라고 말한 뒤로 부터 우리 집 개는 틈만 나면 이웃집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이웃집 여인이 울타리에서 우리 개를 안고 나를 불렀습니다. 내가 개를 건네 받아 안았을 땐 개털에서 여인의 향기가 흘렀습니다.

어느 날 하루에 세 번씩이나 이웃집 여인이 개를 안고 울타리에서 나를 불렀습니다. 나는 너무 미안해 쏘~리라고 말하면서 우리 집 개를 쳐다보았습니다.(이 엉큼한 개자식....) 그리고 이웃집 여인은 나에게 또 편지를 주었습니다. (아니, 우리 집 개가 죽지도 않았는데 편지를 주다니...?) 나는 야릇한 느낌에 편지를 얼른 열어 보았으나 또 눈앞이 가물거려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없이 딸에게 뭔 내용이냐고 보여 줬더니 "너희 개는 내가 집에 가라고 말을 해도 내 말을 전혀 못 알아듣는다. 내 생각에는 개에게도 영어를 조금 가르쳐 줬으면 좋을 것 같다." 라는 내용이라더군요. 나는 화가 치밀어 숲속에서 이웃집 여인이 보건 말건 우리 집 개를 늘씬 두들겨 팼습니다.

"이놈아~ 주인이나 개나 영어 못한다고 광고하고 다니냐! 그렇다고 네가 한국말이나 잘 알아들어? 알아듣는 건 밥 먹어 밖에 더 있어! 한국에선 똥개도 너 보담 똑똑해~ 앞으로 개망신 시키고 다니면 뒈질 줄 알아! " 그 뒤로 나는 개를 묶어 놓았습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Gemma
너무나 멋진 글 입니다, 지금 새벽 5시 30분 내 곁에 새벽을 알리는 새 들이 많이 지거기고 있습니다
신선한 오늘아침 신선한 좋은글을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가 시작되어서 좋은 분 좋은글에게 그리고 나와 내 이웃집까지 깨워주는 저 새들에게 감사 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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