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 - 피하고 싶은 돌발 이벤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해후 - 피하고 싶은 돌발 이벤트

0 개 1,973 한얼

알고 지내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 번 보지 않을 거라면, 아예 영영 마주치지 않고 지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껄끄러운 이유로 다신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중간한 것은 싫기 때문이다. 만날 거라면 계속 만나고, 만나지 않을 거라면 앞으로도 모르는 척 하기를. 어색함은, 어중간한 것은 소름이 끼치도록 싫다. 관계의 원초적인 불안정함을 형성해버린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이 이따금씩, 나한테 갑자기 말을 걸어올 때면 나는 우선 경계부터 하고 본다. 온몸의 감각이 바짝 곤두선다. 부지불식간에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본다 (미리 말해두지만, 난 매사에 의심이 많은 편이 아니다. 오히려 좀 둔하게 무작정 믿고 보는 편이다). 보통 이런 경우엔 이 사람이 내게 원하는 것이 있음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냥 맘 편하게, 오, 그냥 오랜만에 내 안부가 궁금했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또 좋겠지만, 그런다면 예전처럼 훨씬 더 마음이 안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경계와 의심은 인간 관계를 - 혹은, 적어도 내 정신만이라도 -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그런 사람들에겐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답하게 된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무슨 일 있어? 웬일이야? 특히 마지막에 강세를 두는데, 차근차근 기본적인 것부터 묻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이쯤에서 본심을 털어놓는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긴장이 풀린 건지, 어떤 사람들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목적을 줄줄 말한다. 이쯤 되면 내가 그냥 만만해 보인 건 아닐지 스스로를 의심해볼 정도로.

 

뭔가를 원해서 내게 말을 건 거라면 나는 최대한 대화를 질질 끌고 대답을 흐리며, 상대를 잔뜩 기대하게 한 다음 마지막에 미안, 안 되겠어, 라고 거절하는 방법을 쓴다. 나를 이용하려던 상대에게 역으로 복수도 될 뿐더러, 물 먹이는 쾌감이 굉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퍽 자연스러운 거절이 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철면피가 아닌 한은 이 선에서 물러난다. 아주 적절하다.

 

너무 못된 것 아니냐고? 글쎄, 나는 타인을 위해 불필요하게 희생하는 것보다는 좀 나쁜 사람으로 취급 받더라도 제 마음이 편하면 된다는 주의다. 거꾸로 쓰다듬는 손을 참아주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하다간 개건 고양이건 그 손을 콱 물어버리기 때문이다. 단지 난 사람이기에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돌려주는 것 뿐이지.

 

그리고 사실, 오랫동안 연락을 끊었다가 그저 순수하게 안부가 궁금해 말을 걸었더라도, 나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오랜만에 돌아와서 그 동안 네가 날 얼마나 버려뒀는지 새삼 다시 상기시켜줄 거라면 뭐 하러 온 거야?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는 해도, 머리로는 이해할지언정 마음은 여전히 요지부동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 앵토라진 어린아이처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착하고 손해 보는 인생을 사는 것보단 철조망을 치더라도 내 마음이 편한 것이 낫다. 뭐든지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을.

 

나는 혹시라도 남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대체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 편이고, 그래서 교류가 없어지는 건 흔하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사교 상황 때문에 피치 못하게 연락처를 교환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미 고독을 즐기는 법을 마스터한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란 쉬운 법이 아니고, 그런 나와도 아직까지 연락을 계속 해주는 사람들에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가끔은 나도 먼저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해후. 결코 유쾌하거나 반갑지는 않지만, 정 놓을 수 없다면 가끔은 나쁘지 않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6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0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0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2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4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6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6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5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6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0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4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6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