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절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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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절하는 마음

0 개 3,070 영산스님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속에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 등을 모두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고 나니 이제 예전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 온 기분이 듭니다.

 

행사를 마치고 사진을 정리하던 중 법당에 내외빈 분들도 참석해 주셨는데 약속이라도 한듯이 한 분도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불교에 대해서 아직도 너무 모르시는 부분도 많고 오해하는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의 이해라도 돕자는 생각에 몇 자 적어봅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한 제자가 울면서 여쭈었습니다.

 

“스승님께서 가시면 저희는 무엇을 의지해 수행해야 합니까?”

 

그 때 부처님은

 

“나는 영원하고 전능하니 나를 믿고 섬기어라.”가 아니고

 

“너희 자신을 믿고 의지하고, 내가 설한 법을 믿고 의지하라.”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신도 아니요, 우상도 아니요, 그냥 선배라고 할까요?.

 

왜 인간한테 그리 절을 하고 숭배해?

 

여러분은 죽어가는 아들 살려준 의사나, 부도 직전의 사업체를 도와준 후원자나, 죽음에서 구출해 준 은인이나,……. 이런 분에게 큰 절 못 올립니까? 

 

부처님은 허망한 망상과 생각들을 진짜 자기라 여기고 참 나를 보지 못하는 일체 중생에게 참 나를 바르게 보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해 주신 분입니다.

 

채워지지 않는 욕심과 탐욕을 버려야 고통에서 벗어나고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가치 둘 것이 없지만 참 나를 바로 보는 것이 영원한 진리의 길임을 열어 보이신 분입니다.

 

우리의 인생을 우리가 주인공으로 살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절을 올립니다. 

 

중국 고승 중에 단하 천연 스님이 있었습니다. 여러 절을 떠돌며 수행하던 중 어느 사찰에서 하룻밤 묵어가게 되었는데 그 절의 살림이 어려워 땔감이 없어 한 겨울에 냉방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잠을 청하였지만 너무도 추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급기야 법당에 모셔져 있는 불상을 쪼개어 불을 붙여 추위를 면하고자 하였는데, 마침 그 절의 주지스님이 지나다 그 광경을 보곤 노발대발하며 불경함을 꾸짖었습니다.

 

이에 단하스님은 “이 절의 부처님이 영험하다길래 사리가 나오려나 태워 보았습니다.”(사리는 예로부터 고승들을 화장하면 생기는 영롱한 구슬 같은 것입니다.)

 

이 고승은 법당의 부처님을 불쏘시개로 썼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법당에서 불상에 왜 절을 하겠습니까? 

 

자기를 낮추는 절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절이고, 그 가르침에 의지해 수행을 열심히 해 나가겠다는 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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