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2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반쪽이 2편

0 개 1,427 송영림

반쪽이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신들의 뒤를 다시 쫓아오자 형들은 약이 바싹 올라 이번에는 그를 밧줄로 꽁꽁 묶어 호랑이들이 있는 깊은 산속에 던져 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그는 힘을 주어 밧줄을 끊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돌며 위협하는 호랑이들을 모두 잡은 후 그 호랑이 가죽을 잔뜩 짊어지고 집으로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한 부잣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 집 주인은 호랑이 가죽이 탐이 나서 반쪽이에게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주인은 반쪽이가 밤에 와서 아무도 몰래 자신의 딸을 데려가면 딸을 색시로 삼게 해주고 만일 그러지 못하면 그 호랑이 가죽을 모두 자신에게 달라고 했다. 그의 딸이 곱기로 소문나 있었기 때문에 반쪽이는 그러자고 말했다. 

 

그날 밤 주인의 집에서는 딸을 지키느라 난리였다. 지붕 위, 대문 앞, 집 안 곳곳에서 온 집안 식구들이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딸을 지켰으나 반쪽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 주인이 반쪽이에게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반쪽이는 어머니가 아파서 약을 지으러 갔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날 역시 주인의 집에서는 졸린 눈을 비비며 온 가족이 집 구석구석에서 딸을 지켰으나 이번에도 반쪽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 주인이 반쪽이에게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조부모님 제사였다고 말했다. 세 번째 날이 되자 가족들은 이틀 밤을 지샌 터라 그만 모두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제야 반쪽이는 주인의 집으로 가서 지붕 위에서 잠든 사람들 머리에 떡시루를 씌워 놓고 마당에서 잠든 사람들에게는 솥을 씌우고 대문 앞에서 잠든 사람들은 상투를 풀어 빗장에 잡아매 놓았다. 또 주인의 수염에 유황을 바른 후 그 아내의 입에는 늴리리를 물려놓고, 아들의 도포자락에 돌을 넣어 놓고 켜 놓은 불을 끈 후 딸이 자는 방에 벼룩을 술술 뿌렸다. 

 

딸이 몸이 따가워 펄쩍 뛰며 밖으로 나오자 반쪽이가 딸을 냉큼 둘러업고는 ‘반쪽이가 딸을 업어간다’고 고함을 치며 도망쳤다. 그 소리에 놀라 집안의 사람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아들이 불을 켜려고 성냥을 그었는데 그 불이 아버지 수염에 붙자 아들은 그것을 끄기 위해 도포 소매로 툭툭 치니 소매 속에 들어 있던 돌이 아버지 이를 죄다 두드려 빠지게 했다. 그 통에 주인의 아내가 잠이 깨어 허둥대는데 입에 물려 놓은 늴리리가 ‘늴리리 늴리리’ 소리를 냈다. 

 

지붕에 있던 사람들은 하늘에 별이 총총 떴구나 하고만 있고 마당에 있던 사람들은 하늘이 내려앉아 캄캄하다고 말했다. 대문간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는 졸지 않을 터이니 상투를 놓아 달라고 애원할 뿐 아무도 반쪽이를 쫓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반쪽이는 딸을 데려다가 잘 살았다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48 | 14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7 | 14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42 | 15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3 | 15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8 | 15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2 | 15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1 | 20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1 | 21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6 | 21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8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2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1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4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9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2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0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3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6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1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6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1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6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9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