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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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0 개 2,306 영산스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영산이라고 합니다. 새롭게 뉴질랜드의 한국절 남국정사의 주지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이 지면을 통해 만나게 되는 여러분들에게 반가움의 인사를 먼저 전합니다.

 

한국을 떠나 남국정사에 도착한지도 어언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한창 정착 준비를 하느라 하는 것 없이 바빠,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에 그리 흠뻑 젖어보지 못했습니다.

 

전임 주지셨던 동진스님께서는 덕이 높으시고 능력도 출중하시어 교민 사회와 뉴질랜드 내 한국 불교의 중흥에 이바지한 부분이 커서, 그 뒤를 잇는 저로써는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없는 능력들은 ‘부지런히 움직임’으로 어떻게든 채워보려 하니, 남국정사와 인연 있는 분들은 깊은 관심과 아낌없는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떠나가신 동진스님에게도 한국에서의 앞으로의 생활이 뉴질랜드에서 그간 닦으신 공덕으로 원만무사 하시기를 기원하며, 떠나보낸 이별이 무겁지 않고,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기쁨으로 작별이 채워지기를 기원합니다.

 

요 근래 한국의 뉴스를 보노라면, 일본 구마모토의 지진과 한국에서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두고 근심과 걱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 뿐 만 아니라 이 곳 뉴질랜드에서도 남섬 크라이스트 처치에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던 줄로 압니다.

 

그 뉴스들을 보며 저도 한 번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저 사건의 한 가운데, 그것도 죽은 사람으로 있다면 어떨까?

 

어떤 사람은 죽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황망하게 갔을 것입니다.

 

언제 어떤 인연이 와서 갑자기 생이 다 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남의 일이고 “나는 적어도 평균 수명 정도야 문제없지 않겠어?”라고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구마모토의 시민들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었을 겁니다. (여러분이 현재 누리고 있는 생활처럼)

 

부처님 재세시에 한 아기의 엄마가 절규를 하며 부처님을 찾아왔습니다.

 

“저의 아기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습니다. 제발 저의 아기를 다시 살려주십시오. 그리만 해 주신다면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그러하마. 내가 너의 아기를 살려주겠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 있으니, 사람이 한 명도 죽지 않은 집을 찾아가서 겨자씨를 얻어오면 너의 아기를 살려주겠노라”

 

그 말씀을 들은 아기의 엄마는 미친 듯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이 한 명도 죽지 않은 집을 찾았으나 결국에는 찾지 못하고 부처님께 돌아왔습니다.

 

“사람이 한 명도 죽지 않은 집은 없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에게 어떤 식으로든 결국엔 그 날이 찾아오고,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제가 한국에서 선원(禪院)이라고 하는 수행처에서 참선을 하며 지낼 때, 어른 스님들이 “납월 삼십일에 어느 곳으로 숨어서 저승사자를 피할 것이냐? 자나 깨나 열심히 수행하라” 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는데, 납월 삼십일은 음력으로 12월 그믐을 애기하며 생의 마지막 날을 은유적으로 가리킵니다.

 

언젠가 누구에게나 죽음이 찾아오지만 누구나 자기 일은 아닌 줄 알고 있다가 어느 순간 자기 일로 닥치면.... 그런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그런 긴박감으로 정진을 해 나가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생활이 죽음에 얽매여 항상 불안해하고 노심초사하게 산다면 그것은 더 큰 불행일 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목전에 둔 것 마냥 내일 죽을 것처럼 치열하게 살래도 그것도 너무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처럼 오늘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할까요?

 

그 근본적인 걱정을 제거하기 위해서 종교적인 입장에서는 각각의 가르침대로 그 해법을 제시 하니 그대로 따르면 될 터이고, 종교가 없는 사람도 현명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깨닫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생활을 알차게 꾸려 나가면 될 것입니다.

 

최소한 준비하며 사는 사람의 생이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이제 다가오는 5월8일에 저희 남국정사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어 저희들이 준비한 다과도 드시고 준비한 공연도 즐기시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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