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0 개 3,064 동진스님

매미가 울어대던 긴 여름이 지나고 이제 고운 단풍이 산천을 수놓고 있습니다. 계절이 순환하듯 인생도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가 있나 봅니다.

 

그동안 남국정사에서 살면서 사찰 업무 외에 인연이 닿아 <풍경소리> 를 200여 편 썼습니다. 어쭙잖은 글로 독자들의 눈을 어둡게 해 드렸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화엄경에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해도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두면 자연의 모습, 진리의 모습 그대로인데 인위적으로 하면 원래 상태보다 못하다라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만들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원형을 훼손하지 말고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겸손 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되도록 자연의 순환법칙에 맡기라는 음성 같기도 합니다.

 

늘 마음속으로는 원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미리 완성하지 못하고 마감 시간에 쫓겨 간신히 끝냈습니다.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매번 해냈다는 성취감에 행복했습니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으면 먼저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업의 율동이고 메아리다.”라고 법정 스님은 설파하십니다.

 

저는 이제 남국정사를 새 주지 스님과 새 이사들(Trustees)에게 맡기고 한국으로 이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들었던 불자들과 교민들과 지도자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남국정사를 떠나는 이유는 10여 년 동안 이끌어 온 저의 신행, 수행 지도방법보다 더 뛰어난 수행체계를 갖고 계신 스님을 모시고 수행과 불사를 하기 위함입니다.

 

남국정사는 대웅전과 승당, 문화원 건물 3동을 건축하기 위하여 시청(City Council)에 건축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 유럽의 건축물은 모두 종교 건축물이었습니다. 그 건축물들이 세계적인 유산과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남국정사도 후대에 길이 남을 건축물을 짓기 위해 저보다 능력과 도력이 있는 스님에게 양보하고 부탁했습니다. 제 개인의 영광 보다는 사찰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결단을 내리게 하였습니다. 새 스님은 불자들의 개안을 위해 선(禪) 수행을 위주로 한 불사를 해 나가실 것입니다. 

 

<풍경소리> 칼럼도 다음 호부터는 새 주지 스님이 이어 씁니다. 주지 스님은 40대 후반으로 부산 범어사에 출가하셔서 전국 선원에서 수행 안거하시고 남국정사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칼럼이 벌써 기대되고 설렙니다.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귀를 막고 종을 훔치다

 

춘추시대 우화집《여씨춘추(呂氏春秋)》에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옛날에 범씨가 다스리던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하자 한 백성이 혼란을 틈타 범씨 집안의 종을 훔치려고 했습니다. 종이 너무 커 도둑은 망치로 종을 깨 가지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 도둑은 종소리가 크게 울려 펴져 다른 사람이 올까봐 두려워 자기의 귀를 막았습니다.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이 듣기 싫어서 귀를 막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엄이도종 掩耳盜鐘). 송나라 주희는 이 일화를 인용해 “종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는 짓은 지도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딜 가더라도 윗글을 생각하며 저를 다스리겠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인생도 때때로 옷을 바꿔 입어야 아름답습니다.

 

저도 올해로 회갑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진일보 하려 합니다.

 

긴 기간 저의 글을 받아 주시고 귀한 지면을 할애 해 주신 코리아포스트 발행인과 그 스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독자들과 교민, 교민 지도자, 종교인, 불자 여러분들에게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바를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9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4 | 10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7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6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6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7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4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43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