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조금은 아찔한 향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향수 - 조금은 아찔한 향기

0 개 2,472 한 얼
자주 받는 선물 중에 향수가 있다. 좋긴 한데, 조금 묘한 기분이 든다. 뭐지? 나한테서 냄새나나......? 같은. (물론 주는 사람들의 의도는 순수할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그렇다보니 한 번도, 내가 쓸 향수를 직접 사 본적이 없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코를 찌르는 냄새만 아니면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쓰기 때문에 대체로 선물 받은 향수는 전부 써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의 향수만 고정적으로 애용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치면 나는 체취가 자주 바뀌는 편일 것이다.

일하다 보면 다양한 냄새를 맡게 되는데, 손님들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도 그 중 하나다. 물론 대체로 향수 냄새가 풍기는 사람들은 여자들이다. 마치 주먹으로 얻어맞은 것처럼 깜짝 놀랄 만큼 진한 향이 나는가 하면, 은은하고 알 수 없는 향기가 풍기기도 한다. 사람들마다 같은 향수 냄새가 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비슷한 냄새가 나더라도 얼마나 향수를 많이 뿌렸는가에 따라 그‘강타’가 달라지는 모양이다. 정말 신기하다.

향수의 화학적인 조합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것과 섞이지 않은 순수하고 단일적인 향기를 더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향기는 장미와 재스민이고, 그래서 향수 외에도 에센스 오일로 이 두 가지는 항상 구비하고 있다. 몸에 바르진 않지만 - 향기가 액상화된 것처럼 너무, 너무 진하다 - 대신 목욕할 때 뜨거운 물에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머리를 감고 나서 정수리에 한 방울 바르고 빗질을 하거나, 자기 전 베개에 조금만 떨구는 식이다. 금방 증발하고 몇 시간 동안만 지속되는 오 드 퍼퓸과는 다르게 에센스 오일은 향기가 아주 오래 간다. 심지어는 샤워를 몇 번이나 하고서도 간혹 머리카락에서 장미향이 날 때가 있을 정도다.

향수는 아무리 많이 뿌려도 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향수 냄새가 진하면 역겹다고들 하는데, 천만에! 씻지 않고 구질구질한 체취가 풍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향수를 사용한다는 건 타인의 후각을 배려해주는 것이니 얼마나 사려가 깊은가.

지금 쓰고 있는 향수도 선물 받은 것이다. 랑방(Lanvin)의 잔느(Jeanne)라는 향수인데, 은은한 코랄 핑크빛을 띈 유리병이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향기는 꽃향기 같기도 하고, 약간 사탕 냄새처럼 달콤한 향 같기도 한데 뿌리고 나면 막바지에 항상 희미한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화학 약품의 냄새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모든 향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미묘하게 차가운 그 냄새. 그리 오래 가는 것 같지는 않지만 소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 전에는 샤넬의 샹스(Chance)라는 향수를 썼었다. 물론 선물 받은 것이었다. 사실 샹스를 두 병을 썼었는데, 첫 번째 샹스는 핑크색 병이었고, 두 번째는 녹색 병이었다 (나중에서야 분홍색 병의 이름은 샹스 오 땅드르 우먼(Chance Eau Tendre Woman)이고, 녹색 병의 이름은 샹스 오 프레쉬(Chance Eau Fraiche)라는 것을 알았다. 무슨 뜻인지는...모르겠다). 핑크색은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고, 녹색이 상큼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차이도 미미했지만 마침 향수가 없던 차라 마음껏 듬뿍 뿌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사실은, 그게 내 첫 향수였다. 그렇기에 뿌리는 요령이나 그런 것도 모르고 마냥 좋아서 실컷 사용했던 것이다. 향수는 어른만 쓰는 것, 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나도 이젠 어른이란 생각이 들어 마음껏 뿌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껴 쓰는 게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01 | 4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79 | 5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0 | 6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5 | 6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1 | 6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92 | 6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0 | 6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4 | 6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5 | 6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3 | 7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04 | 7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07 | 7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7 | 7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9 | 7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3 | 7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5 | 7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3 | 7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2 | 9일전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5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4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06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4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3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5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