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야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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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이야기 2편

0 개 1,990 송영림
바보 이야기 1 - 바보 신랑의 실수(한국)

신랑이 자다 말고 신부 몰래 부뚜막에 가 보니 과연 항아리에 나박김치를 담아두었기에 손을 넣어 한 움큼 쥐어 잡아 빼려 했으나 손이 빠지지 않았다. 항아리는 작은데 욕심대로 나박김치 건더기를 잔뜩 쥐고 빼려 하니 손이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손에 딸려오는 항아리를 가지고 나오다가 뜨락의 반들반들한 돌에 내려뜨려 깼는데 ‘아이쿠’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달빛에 비친 장인의 벗겨진 대머리였던 것이다. 장인이 깨어나 도둑놈이 들었다고 소리를 지르자 개가 짖고 신부가 나왔다. 신부가 신랑을 알아보고 얼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한 후 아버지에게는 고양이 때문에 개가 짓는 거라고 안심을 시키며 들어가 주무시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랑이 홍시 생각이 나서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홍시를 어떻게 따먹을까 고민하던 신랑은 살며시 나와 감나무에 올라갔다. 올라가 감을 한참 따먹고 있는데, 장인이 가만히 자다가 생각하니 아침에 새사위 해장할 주안상을 차려주려면 홍시를 몇 개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감나무 밑에 서서 홍시를 따려 하니 마침 덜래덜래 한놈이 매달려 있기에 그놈을 옭아서 잡아당겼는데 그것이 사실은 사위의 불-알이었다. 사위가 아프긴 한데 소리도 못 지르고 똥을 왈칵 싸버렸다. 그러자 그게 장인 입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그랬더니 장인이 밑에서 ‘아이쿠, 이거 감이 너무 곯아서 상했구나! 퉤퉤퉤퉤!’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장인이 들어간 틈에 신랑은 지은 죄가 있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신부는 그걸 다 듣고 보았지만 말릴 도리가 없었다. 이튿날이 되자 신부는 초례를 지냈으니 안 산다고 할 수도 없고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고 신랑에게 말했다. 

우리나라의 ‘바보 신랑’ 이야기는 자식을 결혼시키는 부모들과 결혼을 하는 당사자들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들을 장가보내는 부모는 아들이 걱정되어 유식한 아들로 보이기 위해 한자성어를 가르치는데 이는 현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많은 남자들이 뭔가 좀 더 있어 보이기 위해 자신을 포장하고 그 모습을 보고 결혼한 여자들은 속아서 결혼했다며 분해 하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딸을 결혼시키는 부모 입장에서는 사위에 대한 기대와 함께 딸을 멀리 떠나보내야만 하는 서운함과 불안함 또는 걱정도 함께할 것이다. 그러나 기실 눈앞에 나타난 사위는 기대와는 달리 실망을 안겨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딸을 위해 사위를 잘 대접해야 하는 것이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 신부의 입장은 하는 짓이 어린 아이 같은 남편을 보니 스스로 참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이는 현대의 아내들도 마찬가지이다. 주변의 결혼한 친구들은 남편을 가리켜 아이 하나 더 키우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러나 모두들 이 옛이야기 속의 신부처럼 남편의 그 어린 아이와 같은 어리석음을 잘 덮어주며 살아가고 있다. 또 신랑의 입장에서는 처음 처갓집으로 장가를 들러 가서 기대 또는 약점을 잡으려 바라보는 낯선 이들의 시선이 가뜩이나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와중에 처갓집의 관습도 익혀야 하니 여러 가지 실수가 나올 법하다. 옛이야기에서는 더 과장되고 우습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나 현대사회에서도 실제 사위가 겪을 수 있는 실수담이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사회의 규범과 공적인 가치 속에서 살아간다. 결혼관도 마찬가지이다. ‘바보 신랑’은 신랑의 과장된 행위로 웃음을 주지만 그 이면에서는 결혼관에 대해 일침을 꽂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상대 역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며 그 가치를 좀 더 진실된 것에서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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