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통해 90% 체내 합성, 매일 15분 정도 피부에 직접 닿게 쬐면 키 성장 도움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진료를 받은 인원이 4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D 결핍증 진료인원이 2009년 2027명에서 2013년 1만8637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 인원은 50대 57명, 60대 55명이었으며 9세 이하는 47명으로 조사됐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을 흡수해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영양소로, 90%는 햇볕을 쬐어야 체내에서 합성된다. 비타민D 결핍증 진료 인원이 급증한 것은 실내 활동이 많은 현대인의 생활습관 탓으로 추정된다. 비타민D가 뼈 건강뿐만 아니라 근육과 면역, 그리고 일부 암과도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가 자주 발표된 뒤 최근 비타민D 결핍 여부에 대한 검사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져 골다골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향후 골절 등이 발생할 위험 또한 높다. 뿐만 아니라 구루병, 경련, 근력 저하, 호흡기 감염 증가, 심장 근육병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이나 류머티스 관절염이 발생하는 것도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비타민D는 칼슘 만큼이나 중요한 영양소다. 뼈와 치아를 구성하며 키 성장에 직접 관여하는 영양소인 칼슘의 흡수를 비타민D가 돕기 때문이다. 칼슘을 섭취하면 일부는 소장벽을 통해 스스로 흡수되지만 상당 부분은 그냥 통과한다. 이 때 배출되는 칼슘을 운반해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비타민D다. 또한 질병과 싸워 이기는 힘인 면역력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성장통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주선영 교수가 최근 2년간 비 특이적 하지통증(성장통)으로 내원한 2~15세 어린이 환자 140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결과 133명(95%)의 아이들이 정상치인 30ng/ml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장통으로 병원을 찾는 인원은 야외 활동과 일조량이 많은 봄,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적은 가을, 겨울이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키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행복감보다 우울감을 많이 느끼고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키가 잘 자라기 힘들다. 스트레스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과 카테콜아민 등이 성장호르몬의 분비와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학업으로 인한 부담감은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비타민D 부족 또한 우울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햇볕을 충분히 쬐지 않으면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나 호르몬이 변화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을과 겨울이 되면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증가한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비타민D를 충분히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로토닌이 원활히 분비되어 우울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햇볕을 통해 비타민D를 보충하려면 매일 15분 정도 얼굴과 팔, 손등을 쬐는 것이 좋다. 실내 유리를 투과한 햇볕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에 직접 닿게 쬐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옷이 두꺼워지고 실외 활동이 힘든 만큼 생선, 계란, 버섯 등 비타민D가 들어있는 음식과 비타민D 영양제를 통해 보충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건강 전반과 키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겨울철에는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D의 중요성을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