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관한 이야기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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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한 이야기 둘

0 개 1,825 수선재
하나. 몇 년 전 아는 분이 위암에 걸려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게 내의 한 벌을 사 들고 와서는 ‘이제부터 남은 인생은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신세 진 분들에게도 갚으면서 살겠노라고 하더군요.’ 

부부가 같이 초등학교 교원으로 맞벌이 부부였는데, 안 먹고 안 쓰고 악착같이 저금을 하여 3억 원을 모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돈을 모아 말년에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떵떵거리며 살겠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돼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후 정말 가끔 놀러 오면서 과일도 사오고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푼돈이나마 베풀며 살기 시작하자 눈에 띠게 병이 호전되는 것이었습니다. 급기야는 의사로부터 희망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빈손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악착같이 살고 싶은 욕망이 몸 전체에 배어 있었습니다. 그 후 병세가 다시 악화되어 일년을 못 넘기고 죽고 말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둘. 전에 아는 분 중에 증권투자를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을 주변에 자랑하자 투자자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고, 은행융자까지 받아 재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IMF로 증권이 망하자 직장 월급까지 차압 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부인은 남편한테 데었다며 이혼선언을 했고, 돈을 떼인 동료들은 거품을 물고 비난을 했습니다. 

실수를 하는 것이 인간인데, 어찌 그를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오죽하면 그랬겠습니까. 하지만 어디 돈 많은 과부 없느냐며 신세한탄을 해오는 그분에게 제가 해줄 수 있었던 말은 ‘바닥에 떨어지면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말밖에는 없었습니다. 

사람의 모든 인연 중에서 돈과의 인연이 가장 악연입니다. 돈에서 해방되면 돈이 따르는 것이오, 돈에 매이면 돈이 도망가는 것입니다. 결코 인간이 원한다고 하여 따르는 것이 아니며, 때가 되지 않으면 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것은, 돈을 벌려 해서라기보다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은 다룰 수 없다면 인간이 가장 멀리 해야 할 가치이나 다룰 수 있다면 가장 가까이 하여야 할 가치인 것입니다. 돈이 많고 적음의 판단 역시 액수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10만 원도 많은 것이며, 어떤 사람은 천하를 다 주어도 적은 것입니다. 돈은 일을 함에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며 더 이상 있다면 반드시 폐를 끼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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