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성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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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성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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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법조계에서 의도적으로 재조명되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gender equality, 즉 양성 평등인데, 독자가 관점에서 보기에는 뉴질랜드 법조계가 남성위주라고 생각하시는가?  먼저, 뉴질랜드에는 여성 변호사가 더 많을까 아니면 남성 변호사가 더 많을까?  당연히 남자가 많겠지 싶으면서도 한 때 정부 주요 다섯개의 공직(총리, 총독, 법무장관, 대법관 그리고 국회의장)을 여성이 맡았던 것을 기억하고, 혹시 변호사도…? 하고 고개를 갸웃하시는 독자도 있을거라 짐작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국가인 것을 아실 것이다.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데 큰 공헌을 한 여성 운동가 Kate Sheppard는 $10 지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최초의 여성 변호사는 더니든에서 태어나 왕가누이에서 활동한 Harriette Vine(이하 “바인”)이다.  바인은 1913년경에 변호사로 임용 되었는데,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었으며 평생 일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1913년 여성 변호사가 탄생한 이후 법조계에 진출하는 여성의 숫자는 조금씩 늘어나게 된다.  1980년에는 그 해 임용된 388명의 변호사중 101명이 여성으로 26%의 비율을 차지했고, 1993년에는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변호사로 임용 되었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매 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임용되고 있고, 그 비율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로서 2010년에 임용된 변호사의 63%는 여성이었다고 한다.

2014년 2월을 기준으로 뉴질랜드에는 11,722명의 변호사가 있다.  그 중 46%정도가 여성인데, 사회 전체를 보았을때 경제활동(노동력)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월등히 낮음에 비교하면 법조계는 남성이 우세한 직업이라 말할순 없을듯 하다.  특히나 여성이 더 많이 임용되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9년에는 여성 변호사가 남성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왜 해마다 양성 평등이 이슈가 되는걸까?  전반적으로 사회의 다양한 직업군에서 비슷한 현상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조계 또한 피라미드형 구조의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나 로펌의 핵심인 구성원(partner)을 보면, 구성원이 혼자인 로펌에서는 구성원의 27%가 여성, 구성원이 2-5명 사이인 로펌은 구성원의 24%, 구성원이 20명 이상인 대형 로펌의 구성원은 20%가 여성으로, 로펌의 규모가 클수록 여성이 구성원으로 올라가기가 힘든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법관은 28%가 여성인데, 그 중 가정법원의 법관은 43%가 여성이라 알려져 있다.  이는 법관으로 임용되기 위해선 먼저 관련 분야에서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 요구되기 때문인데, 가정법은 그 특성상 여성변호사가 더 많고 그로인해 법관 역시 여성의 비율이 비교적 많아진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 뉴질랜드 로펌에서 구성원이 아닌 (즉, 월급을 받고 일하는) 변호사의 60%는 여성이다.  필자가 소속된 로펌의 예를 봐도, 시내 본사에는 비서 및 기타 직원을 제외한 변호사가 20명 조금 넘게 근무하고 있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구성원 변호사와 고문들을 빼곤 필자만이 남자이다.  사족이지만, ‘사장’이라 불릴수 있는 구성원 변호사들을 빼고 변호사들끼리 식사를 할 때면 필자는 여자들 사이에 혼자 콕 끼어 있는데, 간혹 부러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으나 막상 여자들 틈에서 살아남기란 쉬운일은 아니다.  반대로 로펌에 있는 16명의 구성원과 고문 변호사중 여성은 단 한명임을 고려하면 여성이 법조계의 계층적 서열을 올라가긴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필자가 소속된 로펌의 여성 구성원은 가정법 전문 변호사이다.)

적어도 단순한 숫자로 비교 할 때, 법조계에 여성 전성 시대가 시작될 날은 머지 않은 듯 하다.  양성 평등이 주기적으로 이슈화 되는 법조계를 보며 바람직한 움직임이라 생각하며, 소수민족이 법조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구성 역시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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