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미국이 남아나는 에너지때문에 골치다. 미역사상 자국내에서 가장 많은 오일을 생산해내고 있는 미국이 2020년 석유수출국으로 전환 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발표된 대로지만 그 이전에 이미 저장시설을 거의 다 사용해 남는 오일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어 이젠 잉여분을 수출해야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세계 에너지의 40%를 소비하는 미국내 오일 생산의 중심에는 ‘세일 가스’가 있으며 세일가스 세계 제일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은 시추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미국내 세일가스, 오일을 생산하는 시추기는 약 1,600기가 가동중인데 미국만 300년 이상을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일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월에 썼던 글에서도 세일가스를 설명하였던 바 있는데 세계 매장량의 1, 2위가 곧 소비국 1, 2위라고 기술한 바 있다. 불안한 유로와 세계 경제 위기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직접 실감하고 있는 현재, 미국의 골칫거리는 저장공간이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개스와 오일의 처리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는 중동 전쟁 양상과 공격적으로 바뀌어 가는 러시아문제는 향후 해결 해야할 숙제다.
20년에 걸친 세일 가스의 개발, 그리고 상업성에 성공한 미국은 이미 세계 에너지 매매 대금의 미달러 결재 방식을 철저히 엄수, 통제(?)하고 있다. 미국을 적대시하는 그 어떤 국가도 오일을 팔 때도, 살 때도 미달러로 주고 받아야 한다. 이러한 ‘엄격한 규정’을 무시했거나 하려고 했던 후세인과 가다피는 법정에 한번 서보지도 못하고 세상에서 사라졌던 것은 다 아는 사실. 이렇게까지 미국이 많은 피를 흘려가며 지키려고 했던 세계 에너지 관리 체계는 그 자체가 경제의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에 대항했던 후세인과 가다피는 공교롭게도 1,400년간 이슬람 내부 분쟁의 중심 분파 중 대세인 ‘수니파’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현재 중동에서 아랍 통합 국가 건설을 목표로 싸우고 있는 ‘IS’라는 과격단체도 수니파이다. 게다가 수니파는 세계 무슬림의 90%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 아라비아는 수니파 종주국이기도 하다. 그 중 수니파와 전쟁중인 이라크 현정부와 이란이 시아파로서 미국의 전쟁 부담을 크게 덜어 주고 있는 셈이다. 만일 중동에 IS의 목표대로 수니파 통합국가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보면 그 대응은 오로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몫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중동의 전쟁자금은 결국 서방과 아시안 국가들에게 판 석유대금이다. 게다가 최근 러시아는 지난 10년 오일로 인한 경제성장으로 국제무대에서 세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성장해가는 두 세력의 힘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일자금의 통제’라는 생각은 누구나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일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가면서 미국은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는 셈이다.
첫째 토끼는 당연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가인 미국에서 ‘값싸고 안정된 에너지 공급’이란 어려워 진 미국 경제에 가격 경쟁력을 불어 넣어 제조업 재기와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정부의 열망에 부합한다.
두번째 토끼는 저가 오일로 인해 나빠지는 석유사업의 채산성은 아랍 각 계 전쟁 조직들의 자금 공급을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세번째는 배럴당 최소 100불은 넘어야 국가재정의 운영이 가능한 러시아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가장 큰 피해국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이번 오일 가격 하락으로 미국내 세일가스 업체들의 채산성 악화와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의 저가 오일로 인한 경제손실은 미국이 협조해야 할 과제다. 이런 환경에서 이란과의 핵협상과 경제제재 해제는 상호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값싼 에너지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나친 물가 하락과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이런 현상으로 또 다른 경제 위기를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일에 관한 국제 정세와 경제 동향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뉴질랜드의 이자율, 물가 인상률, 환율 등에 적지 않는 영향을 주고 있는 중요 경제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