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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Ⅳ) 기다림의 결과

0 개 1,648 박지원
기다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과정을 모르고 기다리는 기다림이 그러하다. 마치 누군가가 미래의 로또번호를 가르쳐주긴 했는데 몇 회 차인지 가르쳐주지 않은 것과 같다.

로또라는 비유에는 신경을 쓰지 말도록 하자. 어쨌든 나는 2014년에 두 장의 앨범을 내는 것을 목표로 2013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는 거의 일주일에 한 곡씩을 기계처럼 써댔다. 그만큼 머릿속에 떠도는 멜로디가 많았고, 기본이 없었기에 그저 그냥 듣기에 좋은(정확히 말하면 내가 듣기에 좋은) 작업을 했다. 우선 시간도 많았고, 날씨도 추웠고, 그 전에 했던 영화 일과는 달리 음악작업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두꺼운 옷을 입고 카펫도 없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밤새도록 작업을 하면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점차 외장하드의 잔여공간을 위협할 만큼 곡이 써지자 나는 앨범을 내기로 계획했다. 앨범을 내고자 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모두가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생산에 대한 고민의 결과. 두 번째는 지금 현재 삶의 스펙트럼을 조금 더 다양하게 만들면 삶이 조금 덜 허무하지 않을까.

그 해 겨울 한국에서 평소 음악 믹싱 작업을 하던 친구를 섭외했다. 그 때부터 수십 개의 이메일들이 뉴질랜드와 한국을 오가는 방식으로 작업은 진행되었다. 믹싱 작업이란 것은 쉽게 말해 악기들의 소리를 듣기 좋게 개별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가뜩이나 악기를 많이 썼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어찌어찌 해냈다. 남들이 우리 이메일들의 첨부 파일들을 들어보면 왜 똑같은 것을 주고받고 있어? 라고 물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그만큼 예민하게 작업을 했다. 하다보면 예민하게 작업을 하게 되었다.

랩을 좋아하는 키위 청년 크리스는 나의 꼬드김에 넘어가 여섯 곡을 함께 녹음했다. 내가 듣는 음악은 주로 Rock 이었기 때문에 실은 랩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고, 지금도 잘 모른다. 다만 랩 혹은 힙합 음악들의 천편일률적인 비트들과 목소리 외의 악곡에는 크게 변화나 변주가 없다는 사실이 (Rock에 비하면 말이다) 싫다기보다는 흥미롭게 느껴졌고, 요걸 조금 부숴볼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랩은 정말 어려운 것이었다. 랩은 결국 의도와 결론이 있는 말장난으로부터 오는 유희의 극대화 혹은 상업화인 것인데, 듣기에는 쉬워도 적기에는 어려웠다. 또한 리듬감에 신경을 써서 내뱉지 않으면 멋이 살지 않았다.

랩 음악은 오로지 크리스와 작업을 했고, 개인작업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을 해보았다. 그리고 개인작업도 조금씩 진전을 잃어가던 무렵, 랩 음악은 믹싱이 거의 완료되어갔다. 크리스와 나는 우리의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했다.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뮤직비디오를 찍어서, 그 때문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는 예정대로 호주로 떠났다.

막말로 요즘에는 개나 소나 다 낸다는 앨범. 누구나 그렇겠지만 개나 소가 만든 것처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시간을 쪼개서 준비를 했고, 준비된 앨범을 배급사가 아닌 기획사들에게 돌리기로 했다. 인디 쪽으로는 그래도 대형기획사들 위주로 돌렸고, 제목은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 프로젝트의 박지원입니다”였다.

그리고 나는 한 통의 메일을 받게 되었다. 음악이 좋으니 잠깐 기다리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메일이었다. 나는 이 때 몇 가지 실수를 범하게 된다. 메일을 받은 시점은 2014년 6월 말의 일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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