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나날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나날들

0 개 2,086 김지향
여름이 오기만 하면 마음이 붕붕 하늘을 나는 듯합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챙 넓은 모자를 눌러 쓰고 바람을 가르면서 운전을 하는 즐거움이 크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그렇게 치마를 많이 사 놓고도 또 치마를 만들어 입었느냐는 동생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모자에 덧 댄 천과 같은 천으로 긴 치마 한 벌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봄바람처럼 하늘하늘한 면 소재의 옷감으로 자잘한 꽃들로 염색이 되어 있는 그 옷감을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일을 저질러 버린 것입니다. 마침 40% 할인을 하는 바람에 옷감이 아주 많이 드는 넓은 폭 치마를 만들 옷감을 과감히 끊어 왔습니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치마 한 벌을 뚝딱 만들었습니다. 워낙 단순한 고무줄 치마라서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 치마를 입고 파미의 아름다운 휴식처인 에스페레네드 공원에 세 딸들과 함께 피크닉을 갔습니다. 고마운 지인들한테 주려고 만들기 시작한 모자가 제법 많이 늘어났기에, 그 모자들과 어울리는 옷들을 챙겨가지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딸들의 예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였거니와 그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려서 판매를 해보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딸들과 함께 피크닉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화장을 하고 밴 안에서 옷과 모자를 바꿔 입는 작업을 해가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꽃 위에 앉은 나비를 보는 듯 했습니다. 나의 젊은 시절 또한 저리도 아름다웠을까요? 그 시절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었을 것입니다만, 지나간 추억은 흑백 필름이 되어 아스라하기만 하군요.

남 앞에 나서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둘째와 달리 나머지 두 딸들은 물 만난 제비 같았습니다. 내가 미처 몰랐었던 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흐뭇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 식탁에 올려 진 민들레 김치를 맛있게 먹어 주는 조그만 입술들을 보는 즐거움 또한 또 하나의 행복이었습니다.

집 앞의 하얀 꽃들도 이렇듯 풍성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하얀 미소가 지천에 깔려 있는 듯, 우리 집 정원에는 흰 장미와 아가판사스가 하얗게 웃음을 머금고 있습니다. 하얀 꽃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나에게 그들이 보내는 하얀 웃음은 내 가슴을 하얗게 물들게 합니다. 딸들의 환한 미소 역시 그 안에 담겨 있는 듯합니다.

젊어서 보헤미안 삶을 꿈꾸었었는데, 환경과 시대를 탓하면서 보헤미안의 꿈은 저 멀리 사라져버렸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금 그때의 꿈을 이룰 때가 된 것입니다. 차 향기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고, 옷깃을 스치고 지나가는 작은 바람결에서도 상쾌한 감촉을 느끼게 되며, 자연의 모든 소리들과 음악이 내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텃밭에 올라오는 새싹들의 파릇한 미소에 즐겁고, 입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들에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요즘 다시 감사의 눈물이 흐릅니다. 경이로운 자연법칙에 대한 감사의 눈물일 것입니다. 작년 10월에 풍요의 밑바닥을 경험할 때, 바닥을 쳤으니 일어날 일만 생기겠구나!란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 그대로 체험이 되고 있으니, 그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 일인지요? 한 치의 벗어남도 없는 자연법칙을 제대로 이해한 거 같아서 그저 기쁘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삶이 녹록치 않자, 자연히 나 자신과 삶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났었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란 의문이 참 많이도 들었었는데, 대부분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던 의문들이었죠. 하지만 세상이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나 둘 버리게 되더군요. 그런 노력을 근 10년 가까이 해왔었던 거 같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노력 자체가 필요 없음을 느낍니다.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결핍의 생각이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나 자신의 내면을 믿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가슴이 되지 못했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오랫동안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가자고 생각했으며, 때로는 그 순간 속에 빠져들어 즐겼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내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만한 일이 생겼을 때도 무사히 잘 버티면서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난 모든 일들이 신의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자연임을 알게 해주었으며 자연법칙이 주는 풍요를 그저 누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지요.

요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머리와 가슴의 거리가 겨우 30cm인데 그 길이를 너무나도 길게 느끼면서 살아왔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요즘에서야 머리와 가슴의 길이가 아주 짧음을 알게 된 것이지요. 머리와 가슴이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 것이지요. 

요즘 나는 무척 행복합니다. 세상이 주는 풍요와 사랑의 빛에 눈이 부십니다. 지금 힘들고 지치는 분들은 세상이 주는 시련에 감사하세요. 세상이 당신을 많이 사랑하기에 그런 시련을 주면서 당신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것이라는 걸 눈치 채세요. 그걸 알기만 해도 당신을 사랑하는 세상은 당신에게 풍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79 | 18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6 | 18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7 | 19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6 | 19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0 | 19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9 | 19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1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2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1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4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0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9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5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5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3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