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을 모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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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을 모시면서...

0 개 2,920 동진스님
2014년은 뉴질랜드에 한국의 불교가 첫 법회를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본격적인 한인이민이 시작 되던 때인 1990년대 초기에 몇몇 불자들이 모여 각 가정을 돌며 자생적으로 모임을 갖고 삼삼오오 모여 불심을 키우다가 1994년 오월에 정식으로 “재뉴 한인 불교인회”를 발족하여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남국정사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강산이 2번 바뀌는 동안 한국교민의 생활환경도 많이 변했고 이민자의 숫자도 급격하게 감소하는 참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도 부족하나마 사찰의 면모를 갖추고 나름대로 열심히 교민사회의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같은 이민사회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으며 그 숫자는 169개국에 700여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과히 유대인에 버금가는, 말 그대로 “디아스포라(Diaspora)”가 아닐 수 없다. 디아스포라(diaspora). 그리스 어로 ‘흩어진 사람들’을 의미하며, 우리말로는 이산(離散)이라고 번역한다. 고국, 가족,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처지를 말한다. 인류사에서는 유대인들의 처지가 디아스포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한민족의 경우도 근현대사에서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다. 혼란스런 국제정세와 무능한 왕조, 그리고 제국주의의 탐욕에 쫓겨 러시아 연해주나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으로 많은 한인들이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이주하게 된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대화에 성공한 지금의 한국은 그 필요 불가피성에 따라 다문화사회로 진입한지도 십 수년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떠나고 들어오고 있다. 나나 내 가족이 어느 날 이민을 결심해서 이주자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주자가 갑자기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제 디아스포라는 나와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사회는 이주의 시대이며,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이동은 자연스러운 삶의 형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주 현상은 익숙한 곳의 테두리를 벗어나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과정이다. 이주자들이 낯선 곳에 직면하는 어려움은 비록 그들이 자의적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당사자나 그 가족 구성원들에게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잘 살아보자고, 또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찾아 떠나온 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질적인 언어와 문화가 두려움 그 자체 이었을 것이며 나아가 정착에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 일 것이다.

이러한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이해 하시고 그 응어리 진 마음을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륜 스님께서 쉽지 않은 2014년 세계 100회 강연 희망세상 만들기 “즉문즉설”을 지난 8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 108일 동안 매일 1개 도시를 찾아 가며 진행 하고 있다. 과히 초인적인 여정이 아닐 수 없다. 전언에 의하면 미주강연을 마치시고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시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여정을 모두 끝내기 위해 강행군을 계속 하신다고 한다.

법륜스님은 북한동포돕기와 제3세계 구호활동, 환경운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실천행을 펼쳤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막사이사이상과 만해 포교상, 포스코 청암상 등을 수상했다. 법륜스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입은 승복이 아니라 그 사상과 실천에서 ‘믿음’을 얻는다고 한다. 스님의 놀라운 통찰력 역시 수행과 실천의 결과이며 불편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위로와 위안 보다는 스스로 그 불편함을 벗어 놓을 수 있도록 하는 줄탁동시의 지혜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스님의 말씀 한 마디 한마디에 귀 귀울이며 그 모든 어려움과 갈등이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가르침에 고개 숙이게 되는 것도 스님의 철저한 계행과 밝은 혜안에서 비롯된 것이며 게다가 수행자로서의 검박함은 빈부의 차이와 귀천의 분별을 가르지 않게 만든다.

이러한 훌륭한 선지식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모시게 됨은 이 곳 교민 모두의 아름다운 인연에 의한 결과라 생각하며 우리 모두의 가슴 깊이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삶의 고된 여정에서 시원한 오아시스를 만나 그 동안의 버겁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소중한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아무쪼록 법륜스님의 나머지 일정이 무사히 마쳐지고 건강하신 모습으로 한국에서 다시뵙기를 기원하며 뉴질랜드의 교민 여러분 가정에도 부처님의 가피와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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