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오지 않으면 땅이 갈라지고 꽃들은 시들어간다. 추운 겨울이 오면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를 견디기 위해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이렇게 자연은 자신의 모습을 다 들어내며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솔직히 인정한다. 그러는 가운데 또다른 자신의 모습이 만들어질 때를 잘 참고 견뎌야지 하는 약속을 자신과 하며 그때를 소망가운데 기다린다.
그렇다면 끝없이 펼쳐지는 상황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까?
자신감이 넘쳐 “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의기소침해 자신감없이 매사에 “난 할 수 없어,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자신감이 넘쳐나지도 않고 아주 의기소침하지도 않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해야지”, “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금연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다.
“담배, 내가 끊을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끊지”, “담배 끊는데 무슨 도움이 필요해”, “그냥 오늘부터 담배 안펴 하고 독하게 맘먹으면 돼”, “내가 담배 하나 못끊을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담배 수없이 끊어보았는데 안되더라고요”, “의지가 약해 담배를 못끊지요”, “담배 못 끊어요”, “담배만큼 끊기 어려운 것이 없어요”, “그냥 죽을 때까지 이렇게 피울래요”, “담배 끊을 자신없어요”, “이번에도 못 끊으면 식구들한테 체면이 안서요, 눈치 보느니 담배 피우는 것이 나요”,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또 끊어봐야지요”, “금연 보조제도 사용해보았으나 잘 안되더라고요”, “담배를 끊으려고 도움을 받았으나 다시 피우게 되니 도움을 또 받는 것도 미안해 그냥 담배를 피우고 있어요”, “담배, 끊어야 하는데 잘 안되네요”, “매일 끊고 싶지만 의지도 없고 자신도 없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흘러 나오는 말들 속엔 담배를 끊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있으나 선뜻 금연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있으나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듯 자신의 내면을 솔직히 들여다 보지 않고 자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사람들은 아주 자주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거나 과소 평가한다. 그리하여 무리해서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자신의 내면을 거울을 보듯 속속들이 다 들여다 보며 자신에게 솔직해져 자신의 능력을 재조명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할 수 없는 것, 자신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 자신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등등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는 가운데 그려지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할 때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능력과 또다른 삶의 방법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살다보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고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경우도 있고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약속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기에 앞선 나열한 말들처럼 금연을 원하나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선뜻 금연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금연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보다 조금 힘들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혼자 하기가 힘들면 도움을 청하듯이 금연도 도움을 청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는 훨씬 힘이 덜 든다.
또한 어떤 것이든지 습관처럼 익숙해진 행동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며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처럼 금연 또한 수없는 도전 속에 흡연 욕구가 일어나는 상황을 조절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게 된다.
자신의 내면을 그 어떤 것으로도 포장하지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여 10월이 다 가기 전에 자신과 금연을 약속하여 자신의 삶 속에 또다른 봄날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