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세상으로 가신 키위 친구들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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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상으로 가신 키위 친구들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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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세상으로 가신 키위 친구들을 그리며 - The deepest condolences to his close family and friends

죽음을 미리 걱정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걱정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다가 오는 피할 수 없는 이 숙명은 가끔 저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어떻게 늙어야 현명하게 늙는 것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 해야 생을 제대로 살았다고 할 것인가? 죽음을 초연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필자입니다만 가끔씩 떠 오르는 이 유쾌하지 않은 단어 앞에서는 가끔 약해 질 때가 있습니다.

필자는 친구들 중엔 저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도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야 인생의 지혜를 하나라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조금 이라도 더 살았기에 더 느낀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대학시절에 고등학교 선배들로부터 빠따(?)를 많이 맞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선후배간의 기강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재미 있었습니다. 군대에서 맞는 빠따하고 기분이 틀립니다. 선배들은 빠따세례가 있고 난 다음에는 필히 막걸리를 실컷 사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2차는 아가씨가 있는 니나노(?)집이었습니다. 

이런 정신이 베어 있는 필자에게는 ‘선배를 만나면 무조건 얻어 먹고, 후배를 만나면 무조건 사준다’라는 정신이 철떡 같이 굳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나이가 먹어가는 구나 라는 것을 실감나게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선배하고 골프 내기를 하면 기필코 이겨서 얻어 먹어야 겠다는 정신이 있고 후배들하고 골프 내기를 하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그냥 져 줍니다. 이런 생활 습관이어서 그런지 저는 인생선배들을 만나는 게 후배들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뉴질랜드에 와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Darcy라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저하고는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데 Gym에서 만나면 반가워서 저에게 타월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골프장에서 뵈었는데 수술을 여러군데 받았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에게 스쳐가는 영감은 이 양반이 오래 못 살겠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50세 중반을 넘어서 회사 취직하려고 이력서를 준비하는데 신원조회인(referee)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는 회사도 소개해 주었습니다. 부인하고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었는데 그게 측은해 보여서 우리 가족들이 가정 방문을 해 위로(?)해 준 적도 있습니다. 어느 날 골프장에 갔더니 골프장 깃발이 깃대 반쯤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고 골프장 스탭에게 물어 보니 돌아 가셨다는 것입니다. 한달 전에 리무에라 딸네 집으로 옮겼을 때 뵌 것이 마지막 이었습니다. 이게 작년 12월, 그 분 연세 79세 이었습니다.

Mike라는 사람은 70대 중반 입니다. 거의 매일 짐에서 보기에 잘 알고 있는 사이입니다. 영국의 Plymouth에서 왔습니다. 오래 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짐의 뉴스레터를 보니 돌아 가셨다는 것입니다. 다리의 근력이 딸려서 조깅 머신 (treadmill)에서도 특이한 걸음걸이로 운동 했던 분입니다. 며칠 간 보이지 않아서 어디 여행 갔는가 생각 했었습니다.

Mike하고 같이 짐에 자주 왔던 Dick이라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입니다. 저하고는 경제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Mike에게 물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분들 몇 분이 저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Ron이라는 할아버지는 지금 89세입니다. 그래도 매일 짐에 옵니다. 허리가 반쯤 구부러져 있지만 자전거하고 노 젓는 운동은 꼭 하고 갑니다. 며칠 전 2주간 보이지 않길래 또 불길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Where the hell have you been? ‘아들 보러 Fiji 갔다 왔다’고 합니다. 얼마나 마음이 놓였던지!!!

주위에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자꾸 저 세상으로 가니까 굳게 먹고 있던 마음도 자꾸 흔들리는 게 저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가끔 있습니다. 가는 세월 잡을 수는 없을 까요? 유행가 가사처럼 우리 인생의 시계는 고장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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