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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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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웰빙 바람과 더불어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은 일상 속에서 여전히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거부감에 대해 대중 매체 특히 언론 보도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도 한 방화 사건에 대한 경찰의 인터뷰가 TV를 통해 나왔습니다. 인터뷰 내용의 요지는 이러했습니다. “방화 용의자의 진술이 일관성없이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보아 정신 이상자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모든 범죄에 대해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즉 죄에 대한 최종 확정 판결을 받을 때 까지 무죄의 추정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용의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것과 정신 건강 이상이 반드시 범죄 구성의 필요 조건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유무죄와 상관없이 경찰의 인터뷰 내용은 결과적으로 정신 이상에 대해 다시 한번 사회적 낙인을 찍는 셈이 되었습니다. 이는 정신 건강 이상과 사회적 범죄간에 마치 필연 관계가 있는 것 처럼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가 일반화의 오류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본인과 가족의 수치’인 것처럼 우리는 암묵적 동의를 하게 됩니다. 즉, 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되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들이므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 당하는 상황에 까지 놓이게 됩니다. 언론의 일방적인 정보 제공 그리고 우리의 비판없는 정보 수용이 낳는 정신 질환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얼마나 정신 건강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을까요?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의 민요 속담 설화등에는 한(限)과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한(限)은 우리 민족을 특징하는 핵심적인 키워드라는 공감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수 많은 외세의 침략과 수탈이 받았었고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시기가 그 정점에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조선시대 말까지 반상제도 (班常制度: 지배계급인 양반과 피지배계급인 상인을 크게 나누어 부르는 말)와 같은 사회 계급이 명확히 구분되어 왔었지요. 이러한 환경에서 힘없는 민중들은 자주 분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벙어리 냉가슴으로 그 억울한 마음을 삼켜야 했습니다. 

분을 오래 삼키다 보니 한이 되고 그게 병으로 이어지면 울화병, 즉 화병이 되었습니다. 특히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된 시집살이를 거친 우리의 어머니들은 화병을 달고 사셨습니다. 화병은 의학적으로 분류 가능한 질환이 될까요? 미국정신학회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발간하는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요강 (DSM IV)에 공식적으로 화병을 정신 질환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013년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 직장인의 35% 가량이 사회 생활 시작 후 화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 더 따져 보지 않더라도이 정도면 화병은 한국 역사와 함께 해 온 ‘국민 질환’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화병은 사회 통념적으로 이해 되고 그러려니 하고 받아 들여져 왔습니다. 다만 정신 질환이라는 범주 안에 이해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다시 일반화의 오류로 돌아가서 볼 때 미국정신학회 분류표에 따라 화병을 앓았던 우리 많은 어머니들은 정신 이상자이므로 사회에서 함께 하기 어려운 사람들인가요? 새움터의 시작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새움터는 새싹이 움트는 곳이라는 뜻 입니다.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희망의 씨앗을 틔우려는 열정을 가진 단체입니다. 또한 한인 교민 사회의 정신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 오해를 바로 잡고자 합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긍정적인 시각을 제공하고자 하는 뜻에 따라 지난 1년 여간에 걸친 준비 끝에 드디어 새움터의 공식 홈페이지 (www.saewoomtor.org.nz)가 문을 열었습니다. 정신 건강과 관련한 기본적이면서도 유익한 정보들을 채우고자 노력했습니다. 새움터는 전문가들만의 닫힌 모임이 아니라 정신 건강과 관련하여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고자 합니다. 

이러한 취지의 일환으로 2014년 10월 ‘청소년 정신 건강’특별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청소년 정신 건강에 대한 주제로 글을 이어 갈 예정입니다. 

장요셉 (새움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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