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정도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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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정도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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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한반도에 전래 된 이래 조선왕조라는 통치권력으로부터 정책적으로 탄압받고, 의도적으로 철저히 무시당한 배경에는 삼봉 정도전의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라시대 이후 호국불교라는 슬로건아래 최고통치자의 외호세력으로 성장해온 불교는 근 천여 년 동안 그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문화적으로 크게 그 외연을 확장해 나갔지만 불행하게도 그러나 필연적으로 고려시대 말에 이르러 종교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적 순수성”을 잃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세속의 사람들보다도 더한 “물질적 타락”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불교의 종교의 범위를 벗어난 폐해는 그 시대를 살아가던 양심적인 지식인들에겐 그냥 보아 넘길 수 없었던 반드시 청산 되어야 할 말 그대로 시대적 “적폐”이었을 것이리라 짐작된다. 역사적으로 늘 그러하듯 왕조의 말기에는 그 왕조가 시작되었을 때의 확고한 통치이념도 사라지고 누적된 통치권력간의 암투로 인해 정작 그 사회의 주인인 대다수의 민중들의 삶이 황폐하게 되고 그로 인한 갈등의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마침내는 새로운 이념의 새 시대를 열어가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정도전”이라는 사극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듣는다. 십 수년 전 “용의 눈물” 이라는 사극이 인구에 회자 되던 것이 생각난다.

수 백년 전의 시대적 상황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인가 감흥을 준다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씁쓸한 뒷맛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모두 알다시피 삼봉 정도전은 그의 저서모음인 “삼봉집”에 있는 “불씨잡변”이라는 글에서 윤회설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불교의 이념을 성리학적 관점으로 반박하였다. 그의 이러한 이념적, 논리적 반박에는 다양한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글 마지막 부분에 있는 당시의 불교의 세속적 타락상에 대한 비판에는 어느 누구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렇듯 삼봉 정도전의 고려 말 당시의 현실상황에 대한 분석과 비판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올바른 지식인 또는 신진 정치관료들에게는 매우 무거운 시대적 사명감을 갖게 하였을 것이며 또한 “정당한 사회”를 만드는 시대적 소명의식을 고취 시켰음을 짐작케한다.

드라마 초반부에 나오는 그의 말 중에 
“君子所其無逸-지위가 있는 사람은 놀이를 즐기지 않는 법이며, 先知稼穡之艱難- 먼저 농사짓는 어려움을 알면, 則知小人之依- 그 때서야 낮은 백성들의 의지함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書經 無逸편의 한 구절이 나온다. 요즈음의 정치권력자를 비롯한 사회의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일반 민중의 고루한 삶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찌 그들의 아픔을 느낄 것이며, 나아가 어떻게 그들에게 기댈만한 의지처가 될 수 있겠는가.

선거 때나 되어서야 시장골목을 헤메고, 표를 구걸 할 때나 되어야 지하철에 한 번 타보는 그런 한심한 소인배들이 우리들의 리더랍시고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삼봉이 봤더라면 그 기름진 잘난 낯짝에 침이라도 뱉어 주었을 것이다. 

당나라의 영민한 황제인 당태종이 그의 신하인 위징에게 제왕은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 가를 물었다. 이에 위징은 銅鏡, 史鏡, 人鏡 즉, 세개의 거울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동경은 매일 아침 자기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며, 사경은 올바른 역사관을 통해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 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인경은 사람을 알아보고 골라서 쓰는 거울이라고 대답했다. 이 말이 그 당시에는 황제에게 필요한 덕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민주사회에서 리더라면 누구에게라도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생각된다.

안으로는 자기 자신을 비추어 한 점 부끄러움이 없고, 바깥으로는 당당하며 그래서 뭇사람들에게 신망과 존경을 받는 그런 리더라야만 우리가 안심하고 우리의 주권을 맡기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달라 의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아플 때 같이 아파하고, 대중이 슬퍼할 때 같이 슬퍼하며 민중이 눈물 흘릴 때 그 눈물을 기꺼이 닦아 줄줄 아는 그런 리더가 우리에겐 절실하게 필요하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며 기득권을 주장하지도 않고 모두 함께 같이 살아가고자 하는 이 시대의 정도전을 기다리며 오늘도 우리모두는 눈을 부릅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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