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아들을 위한 아빠의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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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아들을 위한 아빠의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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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세계금연일이 있는 5월이면 금연 홍보 행사를 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해낸다.  올해도 예외없이 홍보 행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별히 올해는 노스쇼어와 와이타게레 병원에서 이동도서관처럼 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좀 더 가까이 가 금연 서비스를 제공하는 Quit Bus와 함께 금연 홍보를 했다.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담배를 피우세요?”, “가족이나 친지 중에 담배를 피우시는 분이 계세요?”라고 물으며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아직도 2025년 금연 국가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할 일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작년보단 금연을 시작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게 느껴졌다.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담배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요, 미치지않고는 담배를 피울 수 없지요.” 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하루가 다르게 잔고가 줄어들어 월급을 다시 받을 때가 되면 거의 돈이 없으니 불안해지는데 지금은 통장에 돈이 남아있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고 한다. 

이렇게 금연을 시작하고 돈이 쌓여가는 것을 기뻐하며 말하는 것을 들은 20대 후반의 청년이 다가와 말을 건냈다.

“담배를 10년 넘게 피워오면서도 단 한번도 담배끊을 생각을 안해보았는데 정말 담배를 끊으면 통장에 돈이 남아있는 것을 느끼게 되요?”라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렇게 의아해하는 청년과 흡연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 청년은 하루에 담배를 10개비 정도 피우기에 보통 일주일에 적어도 50불 이상은 담배를 사는데 쓴다고 한다.  일주일에 50불만 잡아도 한달이면 200불이 넘어간다.  그러니 일년이면 2,600불이 넘는 금액을 담배값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10년이 넘도록 자신이 담배를 구입하기 위해 썼던 돈이 얼마인지를 몰랐던 이 청년은 단순히 2,600불에 10을 곱해 26,000불이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이 청년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고 이제 다음 달이면 아빠가 된다.  곧 한 아들의 아빠가 되는데 통장에 있는 돈은 채 2,000불도 안되고 담배는 떨어지기 전에 바로바로 가 사면서도 아내가 태어날 아기가 쓸 물건들을 사러 가자 하면 ‘다음에 가자’ 하면서 계속 미루어 아직도 출산용품을 사지 못했다 한다.  

‘다음에 가자’ 할 때마다 아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를 생각하니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생각없이 돈을 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해 20대 후반의 예비 아빠는 금연을 결심했다.

이렇게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경제적인 이유 그리고 곧 태어날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금연을 시작한 예비 아빠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몰아치는 흡연 욕구를 견디는 것이 쉽진 않았다.

청년 시절부터 의례 눈을 뜨면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며 하루 일과를 생각했기에 결혼 후에도 이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내가 임신을 했는데도 아주 자주 침대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러나 금연을 시작하면서 눈을 뜨자마자 생기는 흡연 욕구를 줄이기 위해 니코틴 패치를 부친 상태에서 잠을 자고 눈을 뜨면 바로 니코틴 껌을 씹었다.  니코틴 껌을 씹으면서 침대를 빠져나와 간단히 맨손체조를 했다.  니코틴 껌을 30분정도 사용한 후에 버리고 양치질과 함께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한 후에 아내와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사실 금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침을 먹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아내는 늘 아침을 혼자 먹어야 했는데 이젠 아침을 아내와 함께 먹으니 아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또한 니코틴 패치와 껌을 사용하니 흡연 욕구도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익숙해진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마냥 어렵지만은 않다.  

벌써 이 예비 아빠는 금연을 시작한 지 2주가 넘어가고 금연을 시작하는 날에 곧 태어날 아들을 위한 통장을 만들어 인터넷 뱅킹으로 이틀마다 담배를 구입하는 대신 20불씩 입금을 시키고 있다. 

이렇게 20대 후반의 예비 아빠는 한달 뒤에 태어날 아들을 위한 통장을 바라보며 멋진 아빠와 남편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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