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내에서 장거리 여행을 해보신 분은 InterCity나 Nakedbus라는 회사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두 회사 모두 뉴질랜드 주요 도시 사이를 오가는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다.
두 회사가 최근 송사에 말려 소위 말하는 ‘치고 박기’를 했다. 첫 번째 라운드는 N사가 그리고 두 번째 라운드는 I사가 한 번씩 판정승을 받았는데, N사가 항소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 칼럼은 두 회사의 치고 박기 중 두 번째 라운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I사는 1980년대 중반 뉴질랜드 기차 공사가 도시에서 도시를 연결하는 버스 서비스의 브랜드를 새로 만들면서 시작하게 된다. 시외 버스 서비스 시장에서 거의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던 I사는 2006년 N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거센 경쟁에 빠져들게 된다. 2006년 95%에 이르던 I사의 점유율은 올해 들어 60%까지 떨어졌고, 빼앗긴 35%의 점유율은 고스란히 N사가 가져가게 된다.
2006년 N사가 시외 버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수수료를 제외하고 $1서부터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였고 이에 반응한 I사가 비슷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서 두 회사는 가격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결국 전체적으로 낮아진 버스 운임으로 소비자들은 이득을 본 셈이긴 하지만, 두 회사는 힘든 경쟁에 빠져든다. N사는 후발주자인 만큼 온라인 광고에 많이 의존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면서 I사가 등록한 상표인 INTERCITY라는 단어를 어떤 식으로든 이용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즉, 자사 웹사이트에 ‘inter city’ 등의 단어를 게재하여 구글 등의 검색 엔진에 I사 상호를 검색하면 N사가 검색 결과에 나오는 식으로 유도해왔던듯 하다. 이로 인해 두 회사 사이에 변호사를 통한 권고와 합의 등이 도출 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N사는 계속하여 inter city라는 단어를 어떤 식으로든 자사 광고나 웹사이트를 통해 연관시켜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이 제공하는 AdWords라는 서비스를 통하여 inter city와 연관된 87가지의 단어 조합을 구매하였고, 구글의 사용자가 inter city 및 비슷한 단어를 검색하면 역시 inter city라는 단어가 들어간 N사의 광고가 표시되도록 하였다.
결국 I사가 N사를 등록된 상표, 즉 trademark의 무단 도용 및 사용으로 고소하게 된다. 소송의 사유 및 쟁점을 살펴보면 다섯여 가지로 세분화 할 수 있고, 일부분의 쟁점에서는 I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고등법원은 N사가 I사의 등록된 상표권을 침해 하였고, 또한 자사의 서비스가 I사의 것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 시켰다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N사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를 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항소가 접수가 되었는지, 그리고 언제 항소심의가 이루어질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I사가 N사에게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AdWords말고도 T사의 경매 및 사고팔기 등의 광고 및 제품을 설명한 문구를 보면 본인이 팔고자 하는 제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잘 알려진 타사의 제품명을 일부러 게재하여 경쟁 제품을 검색한 소비자의 검색 결과에 자신의 제품광고가 노출 될 수 있도록 하는 판매자가 제법 된다. 이런 경우에 상표권이 침해 되었는지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현혹인지 일반화하여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판매자나 광고주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