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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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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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집을 이사한 후 거의 한달 넘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주된 이유는 새로 이사한 집의 바로 뒤 모터웨이에서 한밤중에 들려오는 차들의 소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소음 때문에 새벽녘에 잠들거나, 잠이 든 후에도 굉음이 들려오는 소리에 벌떡 눈을 뜨게 되면 다시 잠이 들 수 없었습니다. 매일 밤 잠을 충분히 수면하지 못하게 되자, 밤이 오는 것도 두렵고 다음날 몸과 마음이 지쳐 일을 하는데도 무척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잠을 못 자 괴로워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 늘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잘 잔다고 자랑스러이 말하곤 하였는데 그게 얼마나 상대방에게 큰 실수였는지 그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한국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아이들 또는 친척,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다 보니 점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일을 하게 되었고, 일을 끝낸 후 잠자리에 들면 금방 잠이 들 수 없었습니다. 잠이 안 올 때 주로 했던 생각들은 즐거웠던 일보다는 슬프고 힘들었던 일들이었습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고 어둠 속에서 혼자 깨어 있는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 오기도 하였습니다. 매일매일 시들어 가는 식물처럼 축 쳐지고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간단한 일을 하는데도 며칠씩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가 끝없이 올라감을 감지하고 결국 크리스마스 전에 GP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진찰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혈압은 170/110mmhg으로 올라가 있었고 간 기능, 당뇨, 갑상선 검사 결과들도 정상범위를 훌쩍 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평소 잘 웃던 나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피로감 때문에 걷는 것은 물론 운전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찾고자 일상 생활 속의 습관들을 분석해 보았고, 잠을 충분히 수면하지 못한 것이 가장 뚜렷한 원인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즉, 2개월간 잠을 충분히 수면하지 못한 것이 결국 저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것이었습니다.

정신과 분야에서 일하면서 환우 분들과 의사선생님이 함께 만나는 자리에 종종 참석하다 보면 늘 의사선생님께서 빼놓지 않고 하시는 질문이 ‘밤에 잠은 잘 자는지’였습니다. 대부분 환우 분들이 잠을 잘 못 잔다고 대답하면 의사선생님이 잠은 언제 자는지, 침대에 가서 금방 잠이 드는지, 밤에 여러 번 깨는지 등 여러 가지 자세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처음 이 분야에서 일을 할 때는 의사선생님과 환우가 만나는 이 귀중한 시간에 왜 이렇게 잠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나 의구심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을 통해 수면장애가 우리의 정신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러한 질문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에는 24시간 수면-각성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관장하는 생체시계(Biological clock)가 있어 건강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활의 균형을 유지시켜주지만 여러 가지 스트레스나 환경적,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인 부적응 등으로 불면증이 시작되면 아주 고통스런 밤이 갈수록 길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이 수면-각성 일주기 리듬은 수면습관과 관련이 있어 한번 습관이 잘못 들면 고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환경적인 요인으로 잠이 오지 않아 많은 일들을 한 밤중에 하게 되면서 수면습관이 변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더욱 더 잠 들기가 어려워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론적인 부분을 이해한다고 해도, 실제로 수면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하루아침에 수면장애를 극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위에 불면증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경험들을 들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실제로 실천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정상적인 수면습관을 되찾게 되었고, 혈액검사 수치결과 역시 정상범위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저의 수면장애 극복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글쓴이: 임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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