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모든 이들을 위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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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 모든 이들을 위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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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한다. 중독까진 아니더라도, 이틀에 한 시간 정도는 즐기곤 한다.

온라인 게임은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동생이나 사촌 등이 하자고 열심히 졸랐을 때 설득 당해 조금 하긴 했었지만, 이내 금방 질려버려서 그만두었다. 아마도 궁극적인 이유는 이것일 것이다. 사이버 상으로조차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니, 끔찍하다. 사교 활동이나 불특정 다수의 타인들에게 악감정 같은 것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회 활동은 이미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은가. 굳이 인터넷이나 게임 상에서까지 그런 것을 하고 싶진 않다. 그렇기에 오로지 패키지 게임만을 즐긴다. 이미 S모 엔진이나, O모 엔진 같이 게임을 합법적으로 구매하여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유통 프로그램들에 아이디가 있고, 구매 목록에는 수십 개의 게임들이 수두룩하다.

그 누가 게임은 남성, 그것도 청소년들만의 전유물이라 하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엔터테인먼트에 성별이나 나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재미 있는 것은 재미 있는 것이다. 그게 누가 즐기던 간에 (물론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고르는 게임의 종류는 달라지겠지만, 그게 게임의 존재 의의를 결정 짓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아홉 살 때였다. 그때 아빠가 첫 컴퓨터를 집에 들여왔으니, 그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처음부터 깔려 있었던 게임은 툼레이더(Tomb Raider)였다. 댕기머리에 엄청난 다이너마이트 몸매를 가진 여 고고학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게임이 맞다. 그리고 키를 누르면 캐릭터가 이리저리 오가며 달리고, 구르고, 뛰어오르거나 총을 쏘며 멋지게 적들을 제압하는 액션에 흠뻑 빠졌던 것 같다. 그 당시엔 최첨단이었던, 하늘과 땅과 건물들이 눈 앞에 3D로 두드러진 멋들어진 배경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모니터나 키보드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 또 하나의 숨겨진 세계를 탐험한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도 툼레이더만큼은 아주 오랫동안 팬이었으니까.

그 다음엔 다름 아닌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였다. 사실 그건 아빠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세대(?) 내지 방임주의적이었던 아빠는, 게임과 학교 성적의 상관 관계 따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에게 게임을 소개 시켜 준 것도 아빠였고, 가르친 것도 아빠였다. 그래서 아빠와 나, 동생은 함께 AI와 싸우고 다양한 직업군의 캐릭터를 키우며 함께 즐거운 팀 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아, 단란한 가족의 시간이여.

돌이켜보면 게임은 우리가 함께 진심으로 한 팀이 되어 뭉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매개체였다. 우리 가족은 모두가 그랬다. 피를 나눈 가족임에도, 내가 아닌 사람은 모두 타인이라는 것을 깊숙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깨닫고 있지 않았다면, 무의식 중에 그렇게 인식했다. 그리고 그것이 편했다. 조금 아쉬울 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의 거리는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게임은 지금의 내게 있어선 그 거리를 벌려 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 어른이 된 나는 나만의 취향과 특기를 가지고 있고, 그 기준으로 게임을 선택해 플레이한다. 대체로 하나의 스토리가 뚜렷이 잡혀 있는 RPG쪽이다. 내가 직접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모든 것을 - 외모부터 목소리, 하다못해 성격까지도 - 내가 지정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내가 하는 선택은 게임의 스토리뿐만이 아닌, 그 배경과 세계 자체도 좌지우지해버린다. 신이 아닌 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현실 도피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니냐며 지적해도 할 말은 없다. 그다지 변명하고픈 마음도 들지 않는다. 사실이니까.

자, 그럼 오늘은 어떤 게임을 할까. 즐거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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