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독재의 잔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혼란: 독재의 잔재

0 개 2,237 박건호
최근에 나는 뮤직비디오를 한 편 찍었다. 그 때 촬영을 맡긴 한 인도네시아 아저씨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덕분에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인도네시아 역사에 호기심이 생겨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수하르토라는 독재자를 알게 되었다. 

수하르토는 1965년 공산당의 쿠데타를 진압한 후 50-100만명에 이르는 좌파와 반대세력 등을 숙청시킨 후 언론통제 정책과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의 몸집을 키워 1968년에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집권한 인간이다. 그 후 1998년까지 30년간 권력을 놓지 않은 수하르토는, 현재는 부패통치의 독재자, 혹은 경제발전을 일궈낸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집권 이후 수하르토는 독재통치의 정당성을 위해 경제발전에 집중한다. 그 결과 1966년 630%의 인플레이션은 1972년에는 9%대로 떨어졌고, 태국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5대 호랑이로 불리며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1997년 들이닥친 외환위기, 그에 따른 유혈 시위와 함께 실각했다.

압축성장의 이면에는 당연히 부정부패가 존재했다. 그리고 지금도 진상규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까지 수하르토의 3남 3녀 자식들은 모두 여전히 막강한 경제권력을 쥐고 있으며, 언론, 그를 추종하는 정당 등이 아직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08년 수하르토의 사망 이후- 그가 동티모르 침공, 시위에 대한 무력진압 등 집권기간 내내 살인과 처형을 일삼은 독재자였음에도 몇몇 국민들은 여전히 그리워한다. 

엄청난 규모의 개인재산 은닉 혐의, 인도네시아 부패인식지수 143위, 현재의 치솟는 생필품 가격 등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국정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를 그리워한다. 그것은 아직도 수하르토와 그의 자녀들. 그리고 그 자녀들의 녹을 먹고 사는 기생충 같은 관료들이 장악해 놓은 우민의 터전탓일 것이다. 우민의 터전이 묻지마 향수를 만들어내고, 우민들은 그저 과거의 빛만 보며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압축성장의 이면에는 어디를 가나 정의로운 피가 있고, 더러운 비리들이 있으며,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있다. 

그리고 그를 추종했던 세력들은 쉽게 죽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겪어야만 했지만 지나치고 갔었던 수많은 과도기의 시간이 온다.

이 과도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오는 것처럼” 보인다. 이 필요치 않은 “과한” 혼란은 당연히 독재자를 추종했던 세력들과, 독재자가 남기고 간 흔적들이 만들어낸다.

뭐, 혼란이고 뭐고, 그건 그렇고 나는 모르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정확히 아는 것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준 사람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그에 적합한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거대한 집에 거주하는 어떤 이는 자신의 전 재산이 29만원이라 주장한다. 

쿠데타를 쿠데타라 부르면 빨 갱이로 낙인을 찍으며, 자신들의 권력수호를 위해 국가정보활동을 집행하는 집단을 키보드 워리어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일당 5억원을 받으며 일하러 귀국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를 비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은 죄를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누가봐도 명백한 죄를 비호하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위해, 명백한 죄 앞에 눈을 감아버리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겠냐며 상대방에게 눈을 부라린다. 이 모두가 사실 나는 70년대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그 시절을 지나 결과만능주의가 이미 버릇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집단적 최면증상이다. 모두가 서로를 경계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이 효과적인 안식을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다. 결국 그들은 모두, 정상적인 절차의 학살자- 수하르토들인 것이다. 수하르토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혼란을 만들어내는 또다른 수하르토들인 것이다. 실은 전혀 혼란할 것이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