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뻑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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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 시대

0 개 3,135 김지향
자뻑이란 단어가 사전에 있는 지 궁금하여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았습니다.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라서 늘 변화를 하기에 어학사전에 기록이 되어 있나 궁금했었거든요. 어학사전에 ‘자뻑은 자기 스스로에게 반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신종어가 태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21세기의 연금술사인 우리들에게 ‘자뻑’이란 단어가 창조가 되었다는 것은 본연의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지름길을 열게 해 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나는 21세기의 연금술을 열어 줄 ‘자뻑’이란 단어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되는군요. 

사실, 요즘 나는 ‘자뻑’에 빠져 있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예뻐 보이니 말입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이마와 눈가에 주름살이 자글자글한데다 파시시한 머리가 흩날리는 50대 후반의 아줌마였습니다. 방긋 웃으니 얼굴 전체에 주름이 더 짙게 생기는 군요. 그런데 그 주름도 예뻐 보이는 겁니다. 이만하면 중증으로 보이네요.

우주가 공이며, 공인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도 공이라는 걸, 그리고 그 공안에는 빛의 진동만 있다는 걸, 우리가 육안으로 보이는 개체화된 덩어리들은 모두 다 환영이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 존재가 빛 에너지라는 것을 양자물리학을 통하여 알게 되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21세기가 자뻑의 시대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자물리학의 ‘이중 슬릿 실험’에서 보면 빛이 관찰자의 의식대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데, 이 부분이 나한테는 너무나도 신나는 부분이었습니다. 나로부터 조금 떨어져서 관찰자가 되어 나를 바라보면 내 관찰의 의식대로 내가 변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뻑이 왜 창조되었는지 ‘이중 슬릿 실험’과 연결지어 보면서, 요즘 사람들의 의식이 예전보다 더 많이 깨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뻑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데, 사랑이라는 관찰자로서 자신을 바라보니 자신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잘나고 멋진 존재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자뻑은 21세기의 대단한 창조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내 가슴은 설렙니다. 예전의 우리들보다 얼마나 진화된 존재들인지, 외모도 아름답고 당당하고 멋지고 슬기롭고 똑똑하고 예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들로 보이니 말입니다. 우리 시대에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다면 천재라고 불렸을 겁니다. 과연 21세기의 주인공들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중 제일인 것인 ‘자뻑’이란 신종 언어를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는 겸손이란 단어가 미덕이었는데, 지금도 겸손이 미덕이겠지만 자뻑이 겸손을 넘어선 대세의 시대가 왔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자뻑’의 시대가 다가온 것입니다. 아예 자신의 자뻑에 빠져서 남의 흉도 안 보입니다. 남의 자뻑도 인정하게 되는 거죠.

눈부신 기술의 시대가 도래하여, 컴퓨터가 체스나 퀴즈쇼에서 사람을 이기는 시대가 왔기에, 기억력이 좋아서 학습정보를 머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시험 날 쏟아내 전 과목 만점을 받아 내는 능력은 이전만큼 인정받지 못할 것이며, 정해진 규칙을 따라 수행해야 하는 정신 활동 또한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예전의 의식으로는 당황이 될 시대가 온 것이지요.

이런 시대에 있어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바로 자뻑의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뻑을 하려면 적어도 본연의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자신을 사랑하면서, 자신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그 호기심을 열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탐구의 힘과 열정을 주는 것이 바로 자뻑이기에, 자뻑에 빠진 사람들이야말로 21세기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선구자가 되는 것이지요.

제가 자뻑의 찬미가가 되어 버렸군요.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자뻑의 진가를 알고 진정한 자뻑이 무엇인지 숙고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남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진정한 자뻑이 바로 이런 의식으로 살아가는 것일 겁니다. 

21세기는 자뻑 시대입니다. 모두가 잘난, 그래서 잘난 맛에 사는, 자뻑의 시대입니다. 나 잘난 맛에 살려면 남 잘난 맛에 사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제껏 남 잘난 맛에 사는 걸 잘난 척한다고 하면서 비웃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런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잘난 맛은 잘난 척이 아닙니다. 잘난 것입니다. 잘났기에 잘난 맛이 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잘난 맛은 잘난 멋을 풍깁니다. 잘난 멋은 빛이 납니다. 빛은 잘났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잘난 빛이랍니다. 

자신의 빛이 특별하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그 특별한 빛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인 우리들은 정말 모두 다 잘나고 멋진 존재입니다. 그런 우리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21세기는 자뻑 세대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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