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으로 법정서류를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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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으로 법정서류를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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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상거래 관련 계약서들에는 공통적으로 통지에 관한 조항이 들어가게 된다.  계약에 따른 어떠한 사항을 상대방에게 통지하는 방법과 통지의 시점 등을 명시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계약을 해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지를 해야 하며, 통지 방법으로는 등기 우편이나 팩스 또는 이메일만이 가능하고, 통지 시점은 등기 우편으로 문서를 보냈다면 상대방에게 배달된 시점이고, 팩스로 보냈다면 송신자 팩스기기에서 전 문서가 오류 없이 송신 되었다는 확인서가 출력된 시점이고, 이메일로 보냈다면 수신자가 이메일을 받았다는 확인을 한 시점이 통지 시점이 된다.”

하는 식이다.  만약 계약 당사자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하여 통지를 할 수 있도록 계약을 했다면 계약의 해지 같은 중요한 통지 역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또는 싸이월드등 계약서에 명시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하여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장 등의 법정 서류를 통지/송달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수취인에게 직접 배달하여야 한다.  따라서 소송 당사자가 직접 상대방에게 배달 하기보다는 process server라 부르는 전문 송달인/집달리에게 의뢰하여 송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상대방이 법정 서류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잠적한다던가,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황에 따라 법원의 허락을 받아 신문을 통해 통지 하거나 제 3자에게 대신 송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09년에는 법정 서류의 송달에 관한 흥미로운 판결이 나왔다.  간략한 기본 개요를 보면 아버지 회사에서 공금을 횡령한 아들을 아버지 회사가 고소한 사건인데, 아들이 영국 어딘가에 있지만 정확한 주소를 알지 못하여 법정 서류를 직접 배달할 수 없었고, 또한 신문 광고를 이용하여 통지하기에도 여의치 않았다.  아버지 회사는 법원의 허락을 얻어 직접 서류를 전달하는 대신, 해당 서류를 아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 보내고, 소송의 접수와 해당 서류를 이메일로 보냈다는 사실을 아들의 페이스북에 남기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웰링턴 고등법원에서 만들어진 이 2009년 판례는 페이스북으로 법정 서류를 전달하는 것을 허용한 뉴질랜드에서의 첫 판례로 알려져 있는데, 페이스북 개인 메시지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남겨야 하는지 아니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기는 것으로 서류를 전달 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전달 방법에 대하여는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 고등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가정법원에서 페이스북을 통한 법정 서류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온 전례가 있다.

페이스북을 통한 법정 서류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판결은 뉴질랜드에서만 나온 것이 아닌데, 2012년에는 영국(England and Wales) 고등법원에서 비슷한 판결이 나왔고, 이웃한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항소법원에서도 페이스북을 이용한 법정 서류의 전달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 상태이다.

위 판례는 아주 소수의 판결로서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이나 기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법정 서류의 전달이 일반화 되지 않은 상태이고, 각 사건의 배후 사정과 시비곡직에 따라 특수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방법이라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으로 법정 서류가 전달 되려면 그 전제 조건으로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가 수취인의 페이지라는 것, 그리고 해당 계정이 사용중이라는 것이 확인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페이스북에 남긴 메시지가 수취인에게 적시에 전달 될 것이라는 확률로 뒷받침되는 확신이 있어야만 페이스북을 통한 법정 서류의 전달의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필자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한가지 추가됐음을 상기하며, 언젠가는 ‘카톡’ 알림음과 함께 법정 서류가 배달되는 일이 생기진 않을는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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