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원자폭탄과 같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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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원자폭탄과 같은 말들

0 개 2,920 이현숙
제목이 다소 과격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아이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부모의 말로 인해 정신적으로 정말이지 원자폭탄을 맞은 듯한 정도의 폐해를 갖게 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주 이 단어를 떠올리곤 한다.  칼럼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아는 학생이 부모로부터 들은 말의 폭력으로 인해 괴로워하며 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며 다시 한번 가정 내에서 힘겨워하는 아이들에 대해 간곡히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계획했던 글을 미루고 부모의 말들이 얼마나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나누고 싶다. 

십대 청소년들을 상담하기 시작하면서 필자 스스로도 자주 무기력함을 경험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괴로워하고 고통가운데 있지만,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거의 없고 상담실에서의 상담도 많은 문제들이 부모로부터 기인한 것들이기 때문에 부모가 변화되지 않는 이상 그들의 문제는 늘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은 부메랑처럼 문제가 다시 제 자리에 돌아와 있어서, 처음 9학년으로 칼리지를 들어왔다가 13학년을 마치고 졸업할 때까지 만난 학생들도 많은데, 끝까지 같은 문제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슬프게 했다. 상담을 통해 위로 받고 격려받으며 문제를 털어 놓고 마음의 무게를 잠시 덜어 보지만, 그래서 어쩌면 좀 더 강해졌는지 모르지만, 문제는 그대로 문제로 남아 그들의 인생 안에 꽈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늘 노출되어 있고 필자가 느낀 무기력함을 경험하고 그것이 청소년 우울증, 분노관리의 문제, 탈선, 이성문제, 학업문제등 청소년들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해서도 불안해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이 부모로부터 거부당하거나 부모의 지나친 통제로 인해 스스로 무엇인가를 능동적으로 하려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곁에서 보면 정말 안타까울 만큼 자신을 잃어간다. 자녀들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미 아기 때부터 파워관계에서 하위이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태어나 부모의 삶의 태도나 자신들을 대하는 태도에 익숙해지고 그것이 세상 전부인지 안다. 즉 부모의 말 한마디에 살고 그 한마디에 죽는다. 필자가 만난 아이들 중 부모의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폭력으로 인해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자해를 하거나 자살시도를 한 사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십대의 아이들, 부모 말대로 안되기도 한다.  왜 안되는가? 그들이 어른으로 성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판단하고 생각하고 자립하려하는 인간의 자연적인 발달단계의 현상으로 인해 의견이 생기고 충돌을 하는 것이다. 이 땅에서 좋은 직장에 다니는 아이들의 앞날을 원해 공부는 시키면서 자녀들이 아직도 어린이처럼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것이다. 그리고 부모에게 존중받지 못한 아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없고 혹은 사랑 받고자 평등한 관계를 맺지 못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아픔들을 겪는다. 

그런 아이들을 계속적으로 만나다 보면, 이런 무기력을 경험하다 보면, 결국 유일한 방법?은 그들만의 인생을 생각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된다.  부모로 인해 괴로워할 때, 그들이 너무나 푸르른 자신의 삶을, 전도유망한 인생을, 아직 피지도 않은 꿈을 포기하거나 십대에 우울증으로 인해 무기력해져 있는 것을 바라보며 부모와 동떨어진 그들의 인생을 보게 하려고 애쓰며 부모로부터 독립하게 하려고 격려한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도 알아봐주고 워크앤인컴에 편지도 써준다.  조금씩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가는 연습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미래를 다시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독립을 격려하는 것은 부모와의 단절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서는 과정을 통해 독립이라는 것이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느끼고 부모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부분들을 이해하고 한 사람으로 부모를 바라보게도 되고 그들의 스트레스와 삶에 대한 압박감이 그런 상처주는 말들을 뱉어내게 했다는 것도 조금은 이해한다. 그렇게 되면 그 말의 원자폭탄이 점점 파괴력이 줄어들고 삶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자녀가 20대가 되어 부모들과 원수처럼 된 관계들이 꽤 많다. 그렇게 관계를 악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두 독립된 개체가 이젠 하나의 인격체로 서로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식은 그런 부모를 측은하게도 보며 사랑하고 부모는 다 큰 자녀들을 내 소유가 아닌 한 사람으로 독립시키면서 자유하도록 말이다.  그 자유함이 그리고 한 인격체로 자녀들을 바라보게 함이 부모가 자녀들에게 휘두르는 말의 폭력을 해체해갈 힘이 되는 것이다.  

요즘 누구나 모바일 폰을 갖고 있는데… 자신이 자녀들에게 하는 말들을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말투로 어떤 말들로 내가 내 자녀들에게 원자폭탄을 터트리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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