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스러운 야외용 취사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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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스러운 야외용 취사도구들

0 개 4,482 정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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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배취에 대해서 말했듯이 자연속에서 살자면 전기의존도도 줄이고, 빗물을 모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럼, 아침으로 토스트를 즐기는 키위들이 사용하는 토스터는 어떨까? 풍광 좋은 곳에 내 맘대로 지어놓은 배취에서는 합법적으로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없기 때문에 요즘에는 태양열 판넬을 충전해서 시디플레이어나 가벼운 조명처럼 전기소비가 그리 크지 않은 생활용품을 사용한다. 소규모 풍력발전기를 돌리는 곳도 있다. 요리는 엘피지 가스통을 이용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토스트가 바로 아래와 같다. 

종처럼 생긴 양철 구조물위에 빵조각을 얹으면 사방에 뚫린 구멍을 통해 열과 약한 불꽃이 빵을 바싹바싹하게 만든다. 와이라라파 지역에 있는 한 친구의 배취에 놀러갔다가 이 토스터를 사용하는 걸보고는 얼마나 신기해했던지. 궁하면 통한다고. 하긴, 19세기 초반까지도 서양인들(특히 영국인들)은 불꽃에 직접 빵을 구워먹었는데 제인 오스틴 원작 소설의 영화만 보아도 하인이 꼬챙이에 끼워 구운 빵을 식탁에 얹어주는 장면이 더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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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야외에서 캠핑을 할 때 차는 어떻게 해서 마실까. 차를 좋아하는 영국인들, 그리고 그런 영국의 문화적 배경을 강하게 가진 뉴질랜드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야외용 버너가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아프리카 사막지역으로 파견된 뉴질랜드 병사들이 만들었다는 일명 써맷(Thermat). 아무리 전쟁 중이라도 때맞춰 차는 마셔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주변에 보이는 거라곤 모래뿐. 그래서 고안한 것이 포탄 껍질을 두 겹으로 겹쳐서 안에 물을 채울 공간을 만든 후에 모래에 석유나 경유를 조금 붓고 물을 끓이는 모양새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전쟁 이후 캠핑을 좋아하는 키위들이 조금 변형을 시켜서 만든 것이 아래와 같다. 

겉은 동그랗지만 주둥이에 물을 넣고 위쪽 입구에 나뭇가지를 넣으면서 불을 지핀다. 물론 처음에는 받침대 안에 신문지 한장과 조그만 나뭇 가지를 넣고 불을 붙인다. 일단 불이 붙으면 위쪽에 뚫린 구멍에 계속해서 자잘한 가지를 넣어주면 잠시 후 물이 끓고 차든, 사발면이든 즐길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산다면 캠핑족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뉴질랜드의 자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한나절 해안가로 소풍을 가더라도 위의 써맷(Thermat)을 꼭 챙겨간다. 먹어서 맛이 아니라, 자잘한 나뭇가지를 줍고 불을 피우다보면 비로소 소풍이 완성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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