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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0 개 1,971 박건호
칼럼. 칼럼이란 것을 쓴 지 1년이 되었다. 그 뜻은 내가 여기 온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뜻일 것이다. 2012년 6월 초순, 워킹홀리데이라는 비자로 뉴질랜드로 오게 되었다. 3주 정도를 적응기간으로 생각하다가,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리아포스트를 알게 되었다.

사실 칼럼니스트라는 것에 지원할 때 당연히 약간의 고료를 기대했었다. 최소한 용돈 정도는. 몇 개의 글을 뽑아 만든 포트폴리오를 이메일로 보낸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칼럼을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와 더불어, “원고료는 주지 않는다”는 슬픈 말이 적힌 담당자 분의 답장을 받았다. 나는 뭐, 그렇다. 언젠가는 지구상의 좀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시리라 믿는다. 특히 노동의 가치를 넘어서서 무언가를 “생산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똥을 생산하든 개똥을 생산하든, 배설을 하는 것도 누군가에겐 노동이자 축복이다. 우리 할머니는 아락실을 드신다. 똥을 위해 아락실을 사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이 곳의 칼럼니스트 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시다. 글의 기복이 굉장히 심한 나와는 달리, 참 꾸준히, 평탄하게도 쓰신다. “대부분의 작가 분들”은, 정말 오로지 글 쓰는 게 좋아서 글을 쓰시는 분들인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 분들”이, 아무런 조건없이.
 
근데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의 칼럼은, 칼럼이라고 하기엔 개인적으로 조금 거시기한 것이 있다. 논술학원에 일했던 시절 수업을 위해 몇 가지 칼럼들을 준비하곤 했었는데, 대체로 정치적이거나 시사적인 이야기들로 꾸려졌다. 수필 같은 장르는 문체가 여간 특이하지 않고서야 논외의 문제였다. 조중동이든 한경오든 기본적으로 시사문제들을 촌평하고 풍자하고 문제점을, 필자에 따라 갖가지 다른 그림자에 비추어 적어내고 있었고, 당연히 그런 신문들의 칼럼이 내겐 익숙했었다.

다만 신문 내에서도 몇몇 작가들은 그게 뭔 상관이야 하며 수필과 낙서의 중간쯤의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정치적인 글은 지양해 달라는 이 곳 담당자 분의 요청에 따라, “수필과 낙서의 중간쯤”은 내 글의 균형이자 컨셉이 되기도 하였다. 컨셉이라도 있는 것이 몇몇 광고에 가까운 칼럼보다는 낫지 않은가.
 
실은 앞서 말한 균형과 컨셉에 질려, 몇 가지 정치적인 글을 쓰고 보낼까말까 마우스 위에서 갈등하던 나의 손가락이 몇 가닥 있었다. 요즘 한국은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최악이라, 칼럼니스트 이전에 하나의 영장류로서 답답함을 느꼈기에 그것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키보드를 두드렸었다. 중립적으로 쓰면 되잖아. 물론 그렇게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마디만 하자면, 지금 상황에서 “중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분명한, 당연한 ‘문제제기’에 대해- 엄청난 그리고 올바른 ‘거대담론’으로 답하며, 모든 사소한 문제제기 자체를 그런 식으로 무화시키는 처세. 혹은 철 지난 색깔론… 모두 그 분(들)이 잘 하시는 것들이다. 그래서 난 정치문제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보내지 못한 글이 조금 있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1년이 흘렀다. 여전히 내 글은 두서없고, 엉망진창이고, 구체적으로는 인문학의 부재가 참으로 심각하다. “칼럼”이라는 거창한 것을 쓰기엔 한없이 부족하고, 낙서라고 하기엔 문체가 재수없다. 조지 오웰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동기를 크게 네 가지로 분석했는데,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이 그것이었다. 내 글을 규정하자면, 미학적 이기심을 표방하고 싶은 치기 어린 칭얼거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좀더 칭얼거리고 싶은데, 코리아 포스트는 너무 어른스러운 공간이라 그러지 못하는 것이 때때로 아쉽다.
 
다행히 요즘은 작곡을 공부하고, 곡도 녹음하기에 혼자 열심히 칭얼거릴 수 있다. 어떻게든 칭얼거릴 방법을 찾아야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이 있다. 또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떻게든 칭얼거려야만 할 나이대가 모두들 있다.

1년. 너무 눈 깜짝할 새에 지난 것 같다. 앞으로는 조금 더, 천천히, 시간을 들여 정성껏, 오랫동안 칭얼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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