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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미디어를 통해 “심심함이 자녀들의 창의력을 키운다”라는 글을 접하면서 얼씨구나 했다. 평소에 필자가 생각했던 바를 인정받는 듯 해서 반가운 것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갈등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어서 좋기도 했다. 왜냐면 심심해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부모는 재밌는 걸 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그걸 자제하고 교육적 신념을 가지고 밀고 나간다는 것이 늘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글의 요점은, 생각하고 사물을 관찰하고 먼 산을 바라볼 시간이 있어야 그리고 내게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순간들이 있어야 스스로 생각해낸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 종류는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여 어떤 아이들은 유심히 살펴본 사물들을 그리면서 혹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혹은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하여 물건들을 만들어보면서, 자신에게 있는 창의성이나 재능들을 발견할 계기나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심심해야 책을 읽는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데 집에 방에 책이 있다면 아이들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러나 책을 읽기 전에 이미 할 것이 많고 볼 것이 많다면 책은 가장 마지막 선택이 될 수도 있다(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우리 부모세대만 해도 책을 많이 읽었다. 레코드 판이 가득 찬 음악다방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읽었던 낭만은 영화 속에나 나오는 장면이 되어버린 듯 한 요즘 세대들은 카페에 맥도날드에도 와이파이가 연결되면서 렙탑이나 스마트 폰을 이용하여 각가지 재미들을 누리느라 여념 없고 책과는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과장을 하는 것이 아니어도). 그러면서 책 좀 보라는 말에 동시에 시간이 없어요 한다. 무엇을 하느라 바쁜가? 공부하느라구요 한다. 그럼 그 책상 위에는 공부할 교재들만 있느냐? 그렇지 않다. 스마트 폰은 책상 위에도 식탁 위에도 침대 맡에도 그리고 주머니 속에도 늘 따라 다니며 우리 아이들의 주목을 끈다.
5분의 여유도 없이 잠시라도 틈만 나면 스마트 폰을 들여다본다. 그러니 필요한 공부를 하는 시간 외에는 혹은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조차도 많은 시간들을 작은 폰을 가지고 친구와 카톡을 하거나 유투브를 들어가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면서 방에 틀여 박혀 침대에 누워 엎드려 혹은 책상 앞에 공부해야 할 교재들을 펴놓고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 부모님의 간섭도 잘도 피해간다. 렙탑은 끄는 시간도 걸리고 소리도 들리지만 스마트폰은 눈에 띠지 않게 잘도 사라질 수 있어서 얼마든지 가지고 놀 수 있고 밖에서 쓰면 3G가 나가지만 집에선 와이파이가 있어서 마음껏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책하고 친하게 지낼 시간은 점점 줄고 미래나 장래의 꿈조차 꿀 시간도 허용이 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심심함이 아이들을 뭔가 재미난 것을 할 궁리를 하면서 스스로 시간활용을 하고 주도적으로 할 일들을 찾아 다니게도 하며 그렇게 발견한 거리들을 통해 자신에게 꿈이나 열정이라는 큰 선물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과연 나의 자녀들은 어떠한지 부모님들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고 관찰을 시작해보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