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노동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즐거운 노동

0 개 1,938 한얼
집에 혼자 있는데도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이곤 한다. 그것도 아주 자주.

이럴 땐 무척 당혹스럽다. 게다가 성미상 미루는 것에도 매우 소질이 없는지라 거의 사나흘에 한 번 꼴로 세탁기를 돌리는데도 밀린다는 점에서 더더욱. 뭐지, 집에 누가 몰래 숨어살다가 슬쩍 자기네 옷을 넣어두기라도 하나? 하는 얼토당토않은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빨래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물론 회사에서 세탁기 속 빨래마냥 마구 돌려져(?) 나와서 골수까지 지쳤을 때도 있지만, 그래서 그럴 땐 그저 따뜻한 침대 속에서 녹신녹신 몸을 녹이고 싶은 맘이 굴뚝 같지만, 그래도 나는 의지의 한국인이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해야 하는 것도 하지 않으면 못 배긴다. 앞서 말했듯 난 미루는 것을 못 참기에, 그래서 아무리 피곤해도 정해진 날에는 무조건 빨래를 한다.

빨래에는 목욕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청결과 새로워지는 그 감각 - 영어로는 renewal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그 감각이 너무나도 좋아서 빨래를 거르지 못한다. 중독 수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리라. 다른 집안일들은 모두 귀찮아서,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하고 요리는 귀찮으면 그냥 굶어 버리면서도(!) 빨래만큼은 열성적으로 해치운다.

빨래 과정은 여느 가정 주부들이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배운 대로, 흰 옷과 색깔 있는 옷을 구분해 나눈다. 흰 옷은 소독을 위해 특별한 양동이에 넣은 후 세제와 함께 국처럼 끓이고, 그 다음 찬물로 색깔 빨래와 함께 돌리는 것이다. 

소독. 이게 가장 어렵다. 자칫하면 - 언젠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 물이 증발해버려서 옷가지가 양동이 바닥에 눌어붙기 때문이다. 딱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나 혼자서 빨래를 삶았을 때였다. 그때는 가장 아끼던 흰 옷이 바닥에 누렇게 달라붙어서 떼어내는 데에조차 애를 먹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옷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했다).

그래서 가스 레인지 위에 양동이를 올려놓은 다음에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설령 한눈을 팔거나 잠시 다른 일을 하더라도 늘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곤란한 나 같은 경우에는 아예 핸드폰 등으로 알람을 맞춰놓기도 한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그 재앙이었던 첫 시도 이후로는 한 번도 빨래를 망치거나 한 적이 없다.

사소한 일에도 자기 만족과 뿌듯함을 느끼는 게 딱히 나쁘진 않으리라 믿는다.

그렇게 끓여낸 빨래는 거짓말처럼 새하얗다. 보고 있자면 왠지 자랑스럽기까지 한데, 아마도 빨래(=집안일)는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해내자면 무척 힘들고 고되지만 그래도 끝나고 난 후의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므로.

어쩌면 난 무의식 중에 사는 게 힘들고 고되다는 것을 어른과 동음이의어로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 돌아간 빨래는 꺼내서 힘껏 털어야 한다. 그냥 어설프게 털럭털럭 흔들기만 하면 팔만 아프고 주름이나 먼지는 떨어지지 않으므로, 정말 있는 힘껏! 바람 피운 애인 뺨을 때리듯 힘껏! 팡팡 소리가 나도록 힘주어 턴다. 그리고 차례차례 넌다. 물론 어떻게 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옷도 종류별로 나누어서 겉옷이나 평상복은 베란다에, 속옷 같은 것은 방 안 빨랫대에 걸어두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다 널고 나면 바닥에 떨어진 먼지나 종이 쪼가리들을 - 간혹 주머니에서 메모지 같은 걸 넣어두고 깜빡 잊을 때가 있다 - 주워 버린다. 뒷정리는 중요하다. 뒤처리를 하지 않으면 안 하니만 못 하니까.
빨래 끝. 이제 한숨 돌려도 되겠지.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0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7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68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0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4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