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과 아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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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과 아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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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자들은 원하는 만큼 근사한 신발들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성들의 자유로운 신발 소유권(?) 및 선택의 폭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었으면 한다)

누누이 말했듯 나란 개체는 여성성에서 거리가 먼 편이지만, 예쁜 것들은 아주 좋아한다. 다만 직접 걸치거나 입는 게 불편해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서 드레스라던가, 치마라던가, 화장이라던가. 구두라던가.
여성용 구두. 이것에 대한 내 생각은 약간 미묘하다.

굽이 있는 경우, 영화 <쉬즈 더 맨>에서 주인공이 주장했듯이 “하이힐은 여자들의 뒷모습을 돋보이게 하고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약간은 억압적인 의미를 지닌 물건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걸 신고 걷는 것을 보면 그러하다. 거의 못 같은 끝으로 넘어지지도 않는 게 용하다 싶을 정도로 위태위태해 보이는 아가씨들에서부터, 그걸 신고 잘만 달리는 아줌마들까지. 다만, 그럴 경우엔 저러다가 넘어지면 (문자 그대로) 뼈저리게 후회하리란 염려가 드는 것이다. 발이랑 다리가 아플 텐데, 하는 당연한 걱정도.
 
물론 보기엔 예쁘다. 예쁠 뿐만이 아니라 우아하기까지 하다. 곡선을 그리는 부드러운 플랫 슈즈, 직선의 힐을 가진 공격적인 스틸레토, 무기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이 묵직하고 중성적인 맛을 풍기는 통굽. 모든 여성들을 위해 탄생했다고 여겨질 만큼 굽 높은 구두에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다. 그러니까, 하이힐은 일종의 권능을 부여하는 도구인 것이다. 여성성, 여성스러움만의 비밀스럽고 치명적이며 매혹적인 힘.

내 경우엔, 힐을 신는 것이 매우 힘들다. 안타깝게도.

어렸을 때부터 편한 옷, 편한 신발만을 고수한 탓에 발의 길이는 작지만 넓이는 상당하다. 그렇다 보니 비록 세로로 한 마디쯤 남아도 발이 꽉 죄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 치수 더 큰 것을 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발가락이나 뒤꿈치는 늘 헤지고 쓸려서 물집 투성이였다. 지금도 새 신발을 사면 늘 거치는 일종의 통과 의례이다. 신고식이라고나 할까. 덕분에 우리 집 반창고를 거덜 내는 일등 공신은 늘 나였다.

그래도, 멋진 구두에 대한 동경을 접기는 어려운 법이다. 하이힐, 부츠, 반짝반짝한 샌들들 등.

대학에 들어간 이후, 아무래도 전처럼 가죽 샌들과 운동화 한 켤레로 1년을 나기엔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구두를 장만했다. 유니폼 슈즈가 아닌, 물광이 번쩍번쩍한 플랫 슈즈! 그걸 본 사람들은 내 센스를 매우 미심쩍어했지만 정작 나는 몹시도 뿌듯해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나도 어른이 되는 첫 발을 내디뎠다는 느낌에.

그 다음에 생긴 ‘어른스러운’ 신발이야말로 진짜 정장 구두였다. 하이힐은 아니고, 5cm쯤 되는 빌로드 느낌의 검정과 회색 로우힐로, 선물 받은 것이었다. 그 뒤를 이어 워커 풍의 8cm(!) 발목 부츠가 추가 되었다. 특히 그 부츠는 내가 매우 아끼는 신발이어서 한국까지도 들고 온 바 있다. 여러 가닥 겹쳐진 끈이 아주 금욕적이고 엄격하면서도 어딘가 섹시한 멋을 풍긴다. 물론 그 부츠를 신고 하루를 보내면 저녁때쯤 되어서 전심전력으로 후회하게 되지만서도.
 
얼마 전엔 또 새 신발을 얻었다. 이번에 와서는 처음 산 구두다. 상아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10cm 가량의 오픈-토(open-toe) 플랫폼 하이힐이다. 이번 가을 최신 유행이라며 판매대의 아저씨는 자랑했었지만, 그런 사실보단 그냥 디자인이 매우 맘에 들어 고른 것이었다. 산 직후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신어보았는데, 언제나처럼 한 치수 큰 것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큼지막하게 생겨버렸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내 굽 높은 구두 컬렉션은 늘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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