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s, scars into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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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s, scars into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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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거려서인지 또는 둔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자주 다치는 편이다. 하다못해 계단을 올라갈 때도 발을 헛디뎌서 미끄러지거나, 책을 읽으면서 모퉁이를 돌다가 허리를 모서리에 박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걸어 다니는 사고뭉치’에서부터 ‘눈은 어디다 달고 다니냐’까지 다양하고도 애정 어린 수식어가 그런 부주의함을 장식한 바 있다.
 
이따금씩 생각하곤 한다. 대체 왜 이러지, 하고.
그래 놓고선 또 다친다는 게 내가 가장 즐겨 하는 농담이자 슬랩스틱 개그이긴 하지만.
 
여하튼, 몸 곳곳에 종종 상처며 흉터를 만들곤 한다. 물론 결코 깊거나, 심하거나, 흉측한 흔적은 남기지 않지만 그래도 피부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만한 그런 것들. 어쩌면 그런 남들의 반응을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몸을 이용해서든 아니면 다른 기지를 발휘해서든 타인을 기겁하게 만드는 것을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발칙한 아이였으므로.
 
(이쯤에서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 나는 마조히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쩌면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이나 영화 등에서 흉터는 일종의 훈장, 그러니까 치열한 전투의 기억이나 (요컨대 친척의 애완견에게 장난을 걸다가 물린 이빨 자국이라던가) 명예로운 흔적 등으로 (멋모르고 뜨거운 머핀을 집었다가 데인 화상 같은 것) 여겨지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도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강한 척 하는 것을 좋아했던 탓이리라. 특히 집안의 유일한 여자아이라서 ‘얌전하고’ ‘숙녀다우며’ ‘조신하게’ 성장토록 강요 받았던 것의 반동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반골이래도 할 말은 없다. 
 
어찌되었건, 내겐 흉터가 많다. 벌레에게 물린 후 지나치게 긁어서 피딱지가 앉았던 부분, 하키를 하다가 넘어져서 패였던 자국, 화상 흔적 등등. 물론 그 대부분은 시간이라는 강력한 연고 덕분에 희미해지거나 없어지고 말았지만. 어른들은 여자애 몸에 흉터가 왠 말이냐며 혀를 끌끌 차곤 해도 나는 가끔씩 그 없어진 상처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기억력도 나쁘고 사진 등의 추억거리도 남지 않은 내겐 그 흉터들이 몇 안 되는 옛날에의 상기 거리이므로.
 
그 많고 많았던 흉터들 중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얼굴, 왼쪽 뺨 광대뼈 위의 작은 초승달 모양 흉터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진 상처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이 흉터의 내력을 짤막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당시 나는 시장 바닥에서 엄마 손을 놓치는 것 외엔 무서울 것 없던 세 살배기였고, 나와 같이 놀고 있던 사촌 오빠는 그보다 두 살 위인 다섯 살이었다. 동생이 아직 없었던 오빠는 나를 상당히 예뻐했는데, 사건 당일 날 우리는 장난감을 나누어 갖고 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빠가 갖고 놀던 심벌즈로 내가 막무가내로 손을 뻗쳤고 (이건 오빠 본인의 증언이다), 오빠는 자연스럽게 나를 밀어내려 했다. 그러자 아기들이 그러하듯 내가 괴성을 내지르며 덤벼든 탓에 (이것 또한 오빠의 증언) 두 유아가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것을 어른들이 뜯어 말려야 했다는 이야기 되시겠다.
 
내 기억은 다소 의심스럽게도 그 증언과 판이하게 다른 방식으로 사건을 재구성함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건 그 싸움으로 인해 내 얼굴엔 지금껏 지워지지 않은 흔적이 남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신경 써서 찾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지긴 했지만, 아마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으리라.
 
미래에도 내 몸이 성할 날은 없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만큼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마치 초대 받지 않은 손님처럼 한동안 내 피부 위에 머물다 사라질 그런 흔적이라면.
 
가끔 우리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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