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the drink of my heart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Tea - the drink of my heart

0 개 1,401 한얼
매일매일 즐기는 날마다의 일과 중에 차를 마시는 것이 있다.

다도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거창하거나 엄숙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티타임’인 것이다. 무슨 차를 마시느냐는 그날그날 하루의 기분에 따라 다르지만, 무조건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은 밀크티만을 마신다.

어린아이 같은 입맛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으나, 차나 커피 같은 기호품만큼은 각자 원하는 대로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에까지 다른 사람의 평가나 참견을 들으면 누구라도 싫어하지 않을까. 나는 인스턴트 커피 믹스조차도 너무 써서 마시지 못하니, 하다못해 차라도 달콤하고 부드럽게 마시고 싶은 것이다 (여담: 커피라도 설탕과 우유가 9할이라면 마실 수 있다. 단지 그건 커피가 아니라 커피 우유라서 그렇지).

딱히 영국계 국가인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어서 차를 즐기는 건 아니지만, 바로 그렇기에 다양한 차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선 무척이나 감사하고 있다. 물론 내가 가지는 티타임은 정통 영국식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에 한 잔, 많으면 두 잔을 마실 뿐이고, 그것도 과자나 비스킷이나 스콘과는 곁들여 먹지 않는다. 오로지 차만을, 보통 늦은 밤에 마시면서 그날 하루의 일과를 매듭짓는 일종의 의식인 것이다. 뜨겁고 향긋하고, 아무리 설탕을 넣어도 가시지 않는 차 특유의 씁쓸한 맛이 혀 위에 남고 나면 피어 오르는 김처럼 그날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아, 오늘 하루는 그랬지, 하면서.

차 한 잔이면 불과 몇 시간 전의 일도 아련한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린다. 그만큼, 차는 내게 있어선 ‘일상’과 ‘휴식’을 가르는 경계인 셈이다.

차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하고 잘 마시지만, 가장 자주 마시는 종류는 역시 얼 그레이다. 처음엔 레몬인줄만 알았는데, 베르가못이라는 꽃을 사용한 차라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난다. 꽃차인데 우유를 넣어도 이렇게 맛있단 말야? 자스민 차를 무척 좋아하지만, 우유를 섞어 먹어보았다가 혼쭐이 난 기억이 있던 내게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홍차와 녹차의 차이도 그때 깨달았다.

차라고 정의해야 하는지는 약간 애매하지만, 인도식 짜이도 굉장히 좋아한다. 한동안 짜이에 ‘꽂혔을 땐’ 뜨거운 물에 타먹는 가루형에서부터 우유에 넣어 먹는 간편한 액체형까지 모두 먹어보았다. 진짜 짜이는 다양한 향신료들을 우유에 넣고 졸아들 정도로 끓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럴 여유는 없으니까.

차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이름들이 예쁘고, 다양한 블렌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나는 이름이 예쁜 것에 몹시 약하다). 바닐라와 블랙커런트, 카모마일과 다질링과 건파우더, 애플 시나몬에 민트 등. 수백 가지의 원료들이 있고, 그 원료들이 합쳐져 수천 가지의 블렌딩이 가능하고, 또 그 블렌딩끼리도 합체시켜 수만 가지 새로운 차들이 탄생할 수 있다. 한계는 오로지 마시는 사람의 상상력뿐인 것이다. 여담이지만, 시티의 커스텀 스트리트 끝자락에는 작고 고즈넉한 찻집이 있는데, 주인에게 어떤 차를 원하는지 말하면 커스텀 블렌드도 가능하다. 손님이 주문하는 대로 이것 한 움큼, 저것 한 움큼 섞어서 무게를 재어 판매한다. 그런 식으로 나는 어디에서도 구하지 못했던 나만의 차들을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었다.

차는 내게 있어선 단순한 휴식거리가 아니라, 티엔 이흥의 말을 빌자면, “세상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음료”인 것이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글래드스톤이 말한 대로 차는 “추운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고, 너무 열 오른 당신을 식혀주고, 우울함을 치유해 주고, 흥분을 달래어” 주므로.

지금 이 글도, 옆에 차 한 잔을 둔 채 쓰고 있다. 진하디 진한 잉글리쉬 브랙퍼스트에 우유와 설탕을 두 스푼 섞은 것.

차는 내 마음의 치료제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1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7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