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은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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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은 공사중

0 개 2,310 정경란

                    ▲ Te Papa Musium, Wellington, google image

새든지진이 있기 훨씬 전부터 웰링턴은 (오클랜드를 포함 대도시에서도) 지진 취약건물에 대한 조사와 조치가 강도높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나라의 수도라기하기에는 너무나도 작고 아기자기한 웰링턴의 시내 중심부에 가보면, 크든 작든 한 건물 건너 다 공사중이라고 보면 된다. 공사중인 건물, 앞으로 공사를 하기 위해 세입자를 다 내보낸 건물 등등...6층 건물 전체가 텅비어있는 곳도 보았다. 
 
뉴질랜드국립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테 파파 (Te Papa) 뮤지엄은 뉴질랜드의 자랑이자, 당연히 국가보물급 소장품이 많이 있는 곳이다. 입장료는 무료여서 간혹 아이들과 같이 소일거리삼아 다니곤 했다. 그런데 이 박물관은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문제는 그 땅이 1845년 웰링턴 지진 때 솟아오른 땅이라는 점이다. 해안선이 더 넓어지고 공짜로 땅이 생겼으니 당시 정부는 이 땅을 다져서 상업적으로 불하했고, 그 자리에 박물관도 들어서게 되었다. 당시 정부측은 지하 몇 미터 이상 콘크리트 기둥을 세워 안전에 문제없도록 한다며 일관되게 계획을 추진해 나갔고 유일하게 지반의 허약함을 지적하고 언제 있을지모를 지진의 위험성과 그로인한 국보급 보물의 피해를 지적한 지질학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 새든 지진이 있었다. 7월 19일부터 7월 22일까지 4.9에서 6.5에 이르는 강한 지진이 웰링턴을 흔들었다. 각 지진은 단 몇십초 이내로 그쳤지만, 웰링턴은 허약한 재난대비시스템의 생얼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보통 귀가시간보다 더 일찍 귀가시켰고, 시민들 역시 저마다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나 역시 그랬다. 그 바람에 그 좁디좁은 웰링턴시내는 순식간에 교통지옥으로 변해버렸다. 10미터를 움직이는데 30분이상이 걸렸다. 

테 파파는 어땠을까. 내부에서 일하는 고생물학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올 경우 테파파 뮤지엄 소장 유물이 입을 피해를 계산하라는 프로젝트가 그에게 할당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박물관 소장품을 보관하는 창고 일부가 오클랜드로 이관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여년 전, 지진취약성을 지적하며 국립박물관은 인구가 많고 외국인이 접근하기에도 더 용이한 오클랜드에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던 한 지질학자의 의견이 다시 조명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내부적으로 조용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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