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스톤과 일본군 포로 수용소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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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스톤과 일본군 포로 수용소 (Ⅱ)

0 개 2,294 정경란






▶ 좌측으로부터 진혼석, 벗꽃동산, 녹나무(camphor tree), 당시 사망한 뉴질랜드병사의 묘지석

지난회에 페더스톤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얽힌 비극적 이야기를 소개해드렸다. 당시 수용소내에 수용되었던 일본군인과 민간인 832명 중 48명이 사망했다. 전쟁이 끝나자 나머지 포로들은 본국으로 송환되었고 이후 사망자의 가족들과 생존자들은 전후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자, 위령제와 기념공원 조성에 나선다.

페더스톤(Featherston)에서 그레이타운(Greytown)쪽으로 메인 도로를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위치해있는 이 공원은, 이 공원이 목적지가 아닌 이상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었다. 안내 간판도 크지 않고 또 별다른 표식도 없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왼편으로 예순 여덟 그루의 벗나무가 심어져 있고 가운데에는 일본식  구조물이 서 있다. 우리가 나무의 숫자를 세어본 것은 혹시나 페더스톤 소요사태에서 사망한 일본군인의 숫자와 맞아떨어질까 해서였다. 사망한 사람은 48명, 나무는 68그루이니 별 상관은 없는 듯 했다. 벗나무가 몇그루나 있는 거야? 라는 혼잣말을 들은 막내가 혹시 죽은 사람의 숫자가 아닐까, 라는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다.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났지만 얼마나 기발했던지. 

봄이면 이곳은 벗꽃이 흩날릴테고 일본의 혼은 위로를 받겠지. 공원 가운데 쪽으로 나오니 바람막이가 쳐진 곳에 조그만 나무가 심어져 있다. 표식을 읽어보니 히로시마와 더불어 핵폭탄 세례를 받았던 나가사키에서 살아남은 나무란다. 말하자면 그때 살아남은 나무의 새끼 나무인 셈이다. 그 나무를 이곳 머나먼 뉴질랜드까지 옮겨 심고 그들의 혼이 영원하리라 믿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순수하게 전쟁과 핵이 없는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것일까. 후자라고 믿고 싶다.

맨 처음 페더스톤 포로수용소를 찾은 것은 이곳에까지 이차대전과 일본군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이 뜻밖이었고, 혹시나 일본군에 징용된 조선인이 그 무리에 끼어 있었던 기록은 없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조선인 출신 일본군 혹은 노무자의 기록은 전혀 없었다. 이곳에 수용된 일본군속들은 다 ‘일본인’이었다. 만약 그 중에서 조선인의 이름을 발견했다면 그 충격은 꽤 오래갔을 것이다.
 
뉴질랜드군에서 사망한 유일한 희생자의 묘지석도 보였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서.

일본군 희생자의 가족, 생존자의 가족과 친척들은 매해 2월이면 페더스톤을 찾아 분향을 하고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정부차원인지 아니면 개인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럽고 부끄러웠다.

일장기를 달고 일제를 위해 죽어간 조선인의 혼을 기억하고 위로할 날은 언제인가. 나는 이제부터 매년 2월이면 남양군도에서 일제의 총알받이로 혹은 고된 부역에 희생된 조선인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참고로, 출판사인 역사비평사에서 남양군도에서,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조선인들의 흔적을 추적한 일본인들의 르포가 출간되었던 사실을 첨언한다. 문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한다.

▶ 무라이 요시노리, 우쓰미 아이코 저, 김종익 번역,
<적도에 묻히다: 독립영웅, 혹은 전범이 된 조선인들 이야기>, 역사비평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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