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 in love ART (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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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in love ART (Ⅳ)

0 개 2,329 배수영


▶ Rigoletto

지난 6월17일, 오클랜드 ASB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의 마지막 공연이 있었다. 뉴질랜드 국립오페라극단에서 주최한 이번 오페라는, 호헤파(Hohepa)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웰링턴과 오클랜드에서 각각 5월과 6월에 상연되었다. 

리골레토는 16세기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와 그의 궁정 광대였던 트리불레를 주인공으로 삼아 권력자의 부도덕성과 횡포를 고발한 빅토르 위고(V.M.Hugo)의 희곡 ‘왕의 환락(Le Roi s’amuse)’이 원작이다. 이 작품은 군주와 귀족들의 방탕한 생활을 고발하고, 신문사회에 야기되는 권력남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832년 프랑스에서 초연을 했으나, 꼽추인 광대가 왕의 암살을 계획한다는 전복적인 설정 때문에 오랜 세월 상연이 금지되었다. 작곡가 베르디(Giuseppe Verdi)는 위고의 희곡을 읽고 이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이탈리아 무대에서 왕의 암살 장면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 하여 원작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궁전 대신 가상의 이탈리아 만토바 궁정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공연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다. 거의 모든 객석들이 사람들로 빼곡하고, 장내에 입장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으나 공연은 제시간에 시작되었다. 무대배경은 궁정을 배경으로 한 중세시대가 아니라, 현대적인 시간을 대입하여 재해석하여 작품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색다른 매력이 더해졌다. 제1막에서는, 만토바 공작의 살롱에서 그의 재력과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린다. 공작은 자신의 부를 통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품에서 놀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여자들은 다 그런 것이라며 여성편력을 자랑한다. 그의 집사인 꼽추 리골레토는 공작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즐기다가, 만토바 공작에게 농락당한 여자의 아버지, 체프라노 백작이 등장해 리골레토에게 언젠가 너도 아버지의 노여움을 느낄 날이 올 것이라며 저주를 한다. 

리골레토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만토바 공작의 충신이 그의 집까지 미행을 하고 딸 질다를 발견한다. 리골레토는 질다의 존재를 들키기 싫어 바깥 출입을 철저히 금지하지만, 교회에서 만난 만토바 공작과 연애를 한다. 공작은 질다에게 학생 신분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질다에게 자신의 사랑을 구걸한다. 늦은 밤, 만토바 공작의 충신들에 의해 질다는 공작의 집으로 납치되고, 없어진 딸을 발견하고 리골레토는 절망에 빠진다. 이튿날, 충신들은 리골레토의 애인을 데려왔다며 공작에게 말하고 그는 그녀가 바로 질다라는 것을 알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공작의 집에서 딸을 발견한 리골레토는 노여움을 감추지 못하고 딸을 위해 만토바 공작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리골레토는 공작을 죽이기 위해 펍(pub)에서 일하는 자객 스파라푸칠레를 고용한다. 그러나 스파라푸칠레의 동생 마달레나가 만토바를 연모하게 되어 오빠에게 공작을 죽이지 말라고 부탁하고 스파라푸칠레는 설득당하고 만다. 스파라푸칠레는 이 시간 이후로 펍에 들어오는 첫 번째 손님을 죽이기로 결심을 하고, 이 모든 것을 엿들은 질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공작을 대신해 죽기로 결심한다. 스파라푸칠레는 리골레토에게 시신이 담긴 시체 자루를 넘겨주고, 리골레토는 기뻐하며 그 자루를 끌고 강으로 간다. 그런데 어디선가 공작의 노랫소리가 들려, 놀란 마음으로 자루를 풀어 보고 딸 질다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난다. 

권력과 부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획득하고,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할 지라도 손 쉽게 얻는 만토바 공작과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익살과 장난으로 그를 즐겁게 해주는 리골레토를 보면서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지배의 힘은 둘 이상의 사람이 모인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자본주의를 숭배하는 국가의 사회들은 철저하게 돈을 중심으로 사람의 지위와 계급이 나누어지고, 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미 관습이 되어 굳어버린 제도를 바꾸기엔 개인들의 힘은 약하며, 결국 이것은 자신을 죽이는 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사회에 적응해서 사회에 꿀리지 않을 만큼 당당한 힘을 가진 후에야 가능하다. 힘이 힘을 누르는 지배원리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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