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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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0 개 2,307 안진희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 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느 대학의 사랑의 엽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글이다. 

위암 판정 소식을 듣고서 쓴 글이라고 한다.  

나도 나름 엄마랑 친하고 엄마한테 잘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들을 놓고 키우면서 내가 한참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정말이지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걸인들이나 방송에 매일 나오는 불쌍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보면 괜한 정의심에 불타올라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였다. 

정작 내가 마흔이 다 되 가도록 곁에서 모든 걸 다 지원해주는 엄마에게는 용돈 한 번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받는 게 너무나도 당연했다. 

무언가를 사달라는 아들에게 ‘엄마는 돈이 없어서 그렇게 비싼 건 못 사겠는데.’라고 했더니 ‘아.. 그럼 벌면 되자나.’란다. 벌써부터 엄마는 무언가를 사주는 사람으로 보고 있으니 앞으론 더 하겠지?
 
생일이면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을 놓고 나니.. 생일날은 내가 축하를 받을게 아니라 힘들게 낳고 어렵사리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었다. 정말이지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벌써부터도 아들의 생일날이면 아들 친구들을 불러놓고 맛있게 먹고 재미나게 놀게끔 해주고 있으니 아마 아들도 이걸 당연하게 여기며 크겠지. 아들이 성년이 되어서 친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한다고 나가버리면 많이 외로울까? 섭섭하기도 하겠지?

어느 드라마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역할로 나오는 배우가 가슴팍에 빨간 약을 바르면서 여기가 너무 아파서 이걸 바르면 나아질까 싶어서 그랬다는 장면을 보면서 참 많이도 울었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 엄마도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고 싶었을 때가 많았을 텐데… 몰랐었다. 

한동안 유치원에 아들을 데리러 가면 나를 본 아들은 아는 척도 안하고 도망을 다니곤 했었다. 발달 시기 상 처음 분리를 겪으면 그러기도 한다는데 그게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었다. 괜히 섭섭한 울분이 터져 나와서 집으로 운전 해 오는 내내 소리 없이 울기도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도.. 모르겠지? 

친구들과 오해가 생기거나 불편한 일이 생기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청춘을 다 보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친구들에게 공을 들여왔다. 

성질 드러운 딸 내미를 둔 덕에 매일 아침 5분만 늦게 깨워도 온갖 성질을 다 부리며 씩씩 거리는 것을 봐야 했던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다른 데서 받은 짜증을 쏟아 붓는 대상으로만 여겼던 것을… 가족이니까 그런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들아, 네가 크고 엄마도 더 큰 엄마가 되면 더 많은 게 변해있겠지? 엄마, 아빠 보다는 친구, 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겠지? 네 삶을 마음껏 즐기다 언젠가 한번쯤 엄마, 아빠 생각이 날 때가 있겠지? 아마 그 한 번에도 엄마는 무척 기쁠 거야.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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